< 울며 복귀, 웃으며 마무리 > 윤이나가 1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3관왕에 오른 소감을 말하고 있다.  KLPGA 제공
< 울며 복귀, 웃으며 마무리 > 윤이나가 1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3관왕에 오른 소감을 말하고 있다. KLPGA 제공
눈물을 흘리며 필드로 돌아온 윤이나(21)가 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4시즌의 주인공으로 날아올랐다.

윤이나는 10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잃으며 최종합계 2언더파 214타,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 포인트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상금 1147만1429원을 더한 윤이나는 박현경(24), 박지영(28)의 추격을 따돌리고 대상과 상금왕을 동시에 확정 지었다. 아울러 평균 타수(70.05타)에서 1위를 지켜 최저타수상까지 포함해 개인 타이틀 3관왕에 올랐다.

“최근 발을 살짝 삐었다”며 오른발을 조금 절뚝이면서 마지막 홀을 빠져나온 그는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기에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했다. 이어 “아직 대상이 제 것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며 “꾸준한 플레이를 의미하는 최저타수상이 특히 더 감사하다”고 밝혔다.

윤이나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2024시즌의 주역 중 한 명이다. 그는 2022년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의 오구 플레이로 3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KLPGA가 올초 1년6개월 감면을 결정해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위브챔피언십으로 복귀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쏟은 그에게는 유독 격정적인 응원과 차가운 시선이 동시에 따라다녔다.

하지만 윤이나는 실력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지난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박현경과 4차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낸 그는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선 복귀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수많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폭발적인 플레이로 리더보드를 뒤흔들며 한국 여자골프의 대체 불가능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3관왕을 확정 지은 뒤 윤이나는 “다승을 거둔 선수도 많고, 매 대회 선수들에게 배우고 싶은 점도 많이 느꼈다”며 “매 순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2년 전 큰 잘못을 저지른 저를 좋아해달라고 말씀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만 더 믿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으로 막을 올린 KLPGA투어 2024시즌은 이번 대회로 31개 대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시즌 최종전 우승컵은 마다솜(25)의 품에 안겼다. 이날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인 마다솜은 이동은(19)과의 두 번 연장 끝에 15.5m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마다솜은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박현경 박지영 이예원 배소현과 나란히 공동 다승왕의 주인공이 됐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