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사진=AP
의류 기업 리바이스 창업주의 상속자 대니얼 로리(48·사진)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임 시장으로 당선됐다. 정치 신인 로리 후보의 당선은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 마약·범죄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샌프란시스코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로리 후보가 결선 투표를 거쳐 이날 최종 득표율 55.67%로 시장에 선출됐다. 재선에 도전한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인 런던 브리드 후보는 득표율 44.3%로 고배를 마셨다. 샌프란시스코는 진보 성향 도시로 모든 시장 후보가 민주당 소속이다.

로리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 후 펜타닐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주식 자산을 백지신탁하고, 시장직 연봉 38만3000달러(약 5억4000만원)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치 신인인 로리는 “취임 후 6개월 안에 긴급 피난소를 열어 노숙자 문제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공언했다. 고령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증오 범죄도 엄벌하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구 81만 명 가운데 중국계 유권자는 20%에 이른다.

샌프란시스코는 코로나19 기간 원격 근무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유동 인구가 급감해 슬럼화 현상이 심각해졌다.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하루에 두 명꼴인 810명에 달하고 범죄율도 급등했지만 시 당국은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 뉴욕타임스는 “샌프란시스코 주민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현직 공직자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