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하늘 무너지는 것 같았다"…속마음 털어놓은 이유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가 과거 대장암 투병 당시 기억을 대중들 앞에 다시 꺼냈다.

오 박사는 지난 10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서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결혼, 다이어트, 학업 같은 청중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청취하고 조언한 오 박사는 이어 자신의 과거 대장암 투병 사실을 털어놨다.

2008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오 박사는 "제 직업이 의사이고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돌본다"며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오 박사는 "나쁜 사람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은 안 걸리더라"라며 "삶을 마무리하고 떠나는 모든 과정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했다.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 사진=연합뉴스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 사진=연합뉴스
이어 "제 마음을 회복하려고 스스로 많이 노력했다. 인간이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절망감은 잘못된 게 아니다"라며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절망하고 포기할 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른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겠다." 오 박사의 말에 청중은 박수를 보냈다.

앞서 오 박사는 2008년 대장암 판정 당시 '최단 3개월 최장 6개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담낭에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기다리는 가운데 대장암까지 추가로 발견된 것.

전이까지 이뤄졌을 경우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담낭에 있던 건 콜레스테롤 용종이었다. 대장은 암이 맞았으나 초기라 수술로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 박사는 건강을 회복한 뒤 현재까지 '국민 멘토'로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