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에 주가가 최근 1년 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11일 오전 9시57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6% 내린 5만5600원에 거래되면서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25일 외국인의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장중 5만5800원 신저가를 기록한지 약 2주 만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초반으로 모든 자산을 장부가치로 청산한 '청산가치'에 근접한 상태다.

외국인은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식 13조8000억원을 내다팔았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트럼프 당선 이후 반도체주(株) 투자 심리가 다소 꺾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SK하이닉스도 장중 3%대 동반 약세다.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추진하고 있는 관세 부과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해 약속한 각종 보조금도 축소·철회될 가능성이 생겨서다.

바이든 정부가 2022년부터 가동한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확장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보조금 총 64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후공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칩스법을 폐기하거나 보조금 규모를 축소한다면 미국 공장 건설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