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가상승률 둔화와 내수 부진 등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 "물가 상승률 둔화에 맞춰…통화 긴축 강도 조절해야"
황선주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11일 공개한 ‘최근 물가 변동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거시정책(통화정책) 기조도 이에 맞춰 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누적된 고금리 통화 정책이 올 3분기 기준 물가상승률을 0.8%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022년 6~7월 6%대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엔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2%) 아래인 1.3%까지 떨어졌다.

KDI는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비해 물가상승률에 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KDI 모형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물가상승률은 세 분기 후 최대 0.2%포인트 상승한 후 약 2년간 영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정부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포인트 증가하면 물가상승률이 동 분기 최고 0.2%포인트 오른 뒤 약 1년간 영향이 지속됐다.

KDI는 물가에 영향을 주는 비정책적 수요인 보복적 소비가 잦아들면서 최근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모형총괄은 “물가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를 밑도는 현상은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