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 발레 콩쿠르 본선 진출 한국학생 14명…미국 이어 2위
내년 2월 2~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프리 드 로잔(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본선에 한국 학생 14명이 올랐다. 본선에서 경쟁을 치르는 전체 무용수들(86명)의 16%가 넘는다.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 한국보다 많은 본선 진출자를 배출한 나라는 미국(17명)이 유일하다. 일본은 13명이 본선에 참여한다.

프리 드 로잔 조직위원회는 비디오 심사를 통해 선발한 본선 진출자를 11일 공개했다. 본선 명단에는 이름과 나이, 국적, 학교 등이 영어로 적혀있다. 한국 학생 14명 가운데 본선진출자가 가장 많은 학교는 선화학교였다. 중학생 3명과 고등학생 4명 등 모두 7명이 뽑혔다. 서울예고와 계원예고에서 각각 3명, 부산예고도 1명이 진출했다. 여성무용수는 10명, 남성무용수는 4명이다.
로잔 발레 콩쿠르 본선 진출 한국학생 14명…미국 이어 2위
본선 진출자는 스위스 로잔에 모여 경연한다. 본선 진출자 가운데 20여명이 파이널 리스트(결선 진출자)로 선정되며 이중에서 우승자가 가려진다. 로잔 콩쿠르가 특이한 점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만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회가 진행되는 약 일주일간 참가자들은 매일 연습시간인 ‘발레 클래스’에 참여하게 되는데, 클래스 때 무용수로서의 태도와 기량까지 무대 위 경연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로잔 발레 콩쿠르 본선 진출 한국학생 14명…미국 이어 2위
이렇게 선발된 파이널리스트들은 결선 무대에서 클래식 발레 1편과 컨템포러리 발레 1편을 심사위원 앞에서 보여줘야 한다. 우승자는 주로 복수로 선발되는데 많게는 8명까지 선발된 바 있다. 로잔 콩쿠르는 대회 전과정을 일반인에게 공유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회 기간의 클래스, 결승무대, 결승 후 갈라 공연 등의 티켓도 판매하는 식으로 일반의 관심을 유도한다.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는 1973년부터 매해 열리는 유서깊은 대회다. 발레 꿈나무들을 발굴해 경제적 지원, 프로 무용수로의 기회 등을 제공해주는 것을 취지로 창설됐다. 참가자는 만 15세부터 19세까지만 참가할 수 있으며 최종 우승자는 세계 유스 발레단에 견습단원으로 입단하거나, 명문 발레학교에서 수학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한국인 최초로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한 사람은 강수진 국립발레단장(1985년)이다. 이어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인 서희,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등 국내 출신의 내로라 하는 발레스타들이 이 콩쿠르를 거쳐갔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