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이후 국내 e커머스의 부실한 재무 구조가 부각된 가운데 식료품 온라인몰 오아시스가 큰 폭의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 주목된다.

e커머스는 적자 사업?…오아시스 12년째 흑자
11일 오아시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884억원,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79.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6%였다. 이 추세라면 오아시스는 올해 사상 처음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국내 주요 e커머스 중 오아시스만큼 수익성이 높은 곳은 없다. 쿠팡은 3분기에 1.38%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쿠팡은 이익을 많이 내는 편이다. 나머지 e커머스 기업은 대부분 적자다.

오아시스가 흑자를 낸 비결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상품 경쟁력이다. 오아시스는 2011년 사업을 시작한 뒤 착실하게 매출을 늘렸다. 경쟁사들이 대규모 할인 쿠폰을 뿌리고 무료 배송을 해줘도 대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이익은 다시 상품 품질을 높이는 데 주로 투자했다.

초기부터 생산자와 직거래한 것도 수익성을 유지한 배경이다. 유기농 친환경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마진을 적게 붙여 팔았다. 이런 전략은 코로나19 이후 고물가 시대에 더욱 빛을 발했다. 건당 평균 주문액이 작년 말 약 4만원에서 최근 4만4000원으로 10%나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충성고객이 많아 대규모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높은 생산성도 흑자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오아시스는 경기 성남과 의왕 두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경쟁사처럼 최첨단 물류로봇이 돌아다니지 않는다.

오아시스는 그 대신 직원의 숙련도를 높이고, 이들을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많은 물량을 처리한 직원에게는 보상을 더해 동기를 부여했다. 오아시스는 올 들어 3분기까지 245억원을 직원 급여에 썼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9% 많은 것으로,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