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 우려에 급락…"美 석유 생산량 늘지 않는다" 전망도 [오늘의 유가]
국제유가가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석유업계에 각종 규제 철폐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귀환해도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급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2.34달러(3.32%) 낮아진 배럴당 68.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 8일(-2.75%)에 이어 재차 크게 밀리면서 70달러선을 내줬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04달러(2.76%) 하락한 배럴당 71.83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달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끝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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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강세가 석유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국제 시장에서 석유는 주로 달러화로 거래되는데,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공화당이 하원까지 장악하는 레드 스윕(Red Sweep) 관측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한때 105.7을 넘어섰다. 4개월여만의 최고치다.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0.3%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대비 2.9% 하락하면서 2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부양책 가동에도 내수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XM의 아킬리아스 조골로풀로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인플레이션 숫자가 다시 약세를 보였으며, 특히 PPI의 연간 변화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더 깊이 떨어지면서 시장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 모멘텀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親)화석연료 정책이 석유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中 수요 우려에 급락…"美 석유 생산량 늘지 않는다" 전망도 [오늘의 유가]
타이키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타릭 자히르 매니저는 "공화당이 하원에서도 승리하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정말 엄청난 일을 할 수 있고,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시추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2기의 환경 규제 철폐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과거 과도한 부채를 기반으로 무분별한 시추로 피해를 입었던 투자자들이 석유 기업들이 확장을 우선하기보다는 수익을 중요시할 것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S&P 글로벌의 오일 시장 연구 책임자인 짐 버크하드는 "미국 원유 생산량의 조절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가격과 월스트리트"라고 말했다.

S&P에 따르면 올해 미국 생산량은 하루 평균 약 1320만 배럴에 달하고 2025년에는 136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 하락에 따라 그 이후로는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재선은 이러한 단기적 전망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