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인 미국에서 새로운 방식의 전략형 ETF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옵션을 활용해 수익이나 손실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옵션을 활용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 ETF’가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퍼스트트러스트는 지난달 22일 ‘FT 베스트 미국 주식 언캡드 액셀러레이터(UXOC)’를 상장했다. 옵션을 활용해 S&P500지수가 1년 안에 2% 이상 상승할 때 부터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S&P500 지수가 많이 오르면 오를수록 기초지수 상승분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가가 떨어질 때는 기초지수와 똑같이 하락한다. 지수가 1년에 2%보다 적게 상승하는 횡보장에서는 수익을 전혀 낼 수 없다. 횡보장에서는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내지만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상품과 반대되는 수익구조다.

상승장에서 시장 대표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기초자산 하루 손익률의 두 배 만큼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ETF와 비교해 하락장에서 손실폭이 크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를 때는 기초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도 손실폭이 더 크다. 액셀러레이터 ETF는 만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보유해야 기대하는 수익률을 온전하게 챙길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UXOC의 경우 내년 10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버퍼형 ETF’를 비롯한 다른 옵션 구조화 ETF의 인기도 여전히 높다. 미국 증시에서 버퍼형 ETF는 지난달 말 기준 454억달러(약 62조5500억원)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다. 버퍼형 ETF는 일정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할 때는 원금이 보전된다. 하지만 최대 수익률이 제한돼 있어 상승장에서는 불리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기반의 ETF전략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운용사들이 구조화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옵션 매도를 통해 분배금을 꾸준히 지급할 수 있는 것도 구조화 ETF가 각광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