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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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결이 '마술사'라는 타이틀 대신 '일루셔니스타'를 내세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은결은 1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멜리에스 일루션' 기자간담회에 이은결은 연출자로 참석했다. 이은결은 "마술이 회화라면 일루션은 미술"이라며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봐주시고, 저의 문법으로 기존에 없었던 욕망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멜리에스 일루션'은 마술과 영화에 담긴 환상, 환영, 착각과 착시에 대한 이야기를담은 작품. 마술사이자 영화감독인 조르주 멜리에스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은결의 오마주로 연극과 마술, 영상과 마임, 가면극이 결합된 복합 공연이다.

이은결은 "마술이 갖고 있는 폐쇄성이 있다"며 "결과 중심이고, 과정을 드러낼 수 없고, 휘발성이 높다"는 견해를 전하면서 "마술을 오랫동안 분석하고, 이걸 토대로 최고의 수준을 만들기 위해 공연을 선보였다면 결국 정점에 가서 두갈래로 나뉘더라. 하나는 초월주의를 담은 신비주의를 준 형태, 그 시대에 맞는 미스터리한 지점을 찾아 새로운 가상을 전해주는 거다. 또 다른 하나는 표현주의, 형식주의라고 하는데 이건 초월주의를 해체하는 형태에 가깝다. 저는 후자를 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저라는 사람이 조금 더 방향성을 갖고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며 "예전부터 '신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오글거림, 거부감이 있어서 더욱 코믹한 마술을 했고, 더욱 해체하는 형태를 해왔다"고 '일루션'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마술의 관습적인 주문 행위에 질문을 던지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건 연출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제 공연의 성격이 바뀌었고, 이전엔 신비함을 중시했다면 저는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은결은 2009년 조르주 멜리에스에 대한 공통적 고나심으로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와 의기투합해 영화와 마술이 결합된 '시네매지션'이라는 공연을 선보였다. '멜리에스 일루션'은 2016년 처음 공연됐고, 쇼케이스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거쳐 지속해서 발전돼 왔다. 이번에 선보여지는 공연은 구성과 미술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다.

한편'멜리에스 일루션'은 지난 9일 상연을 시작해 오는 17일까지 선보여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