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차세대 송전 기술을 앞세워 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 전력망 사업에 진출한 뒤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 사우디 '1조 잭팟'…초대형 프로젝트 따냈다
현대건설은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 사우디전력청(SEC)에서 7억25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사우디 리야드-쿠드미 500㎸ 초고압 직류(HVDC) 송전선로 건설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12일 밝혔다.

리야드-쿠드미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리야드에 있는 PP14 발전소에서 남부 해안의 쿠드미 지역을 잇는 총 1089㎞의 초고압 직류송전선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쿠드미 지역에 인접한 369㎞(1구간)를 맡는다. 설계·구매·건설 등 사업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2027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초고압 직류송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 전력을 고압 직류(DC)로 변환해 목적지까지 송전하는 기술이다. 교류 송전에 비해 원거리 송전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적고, 안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 차세대 송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1년 마디나-타북-아카바 500㎸ 송전선로 공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네옴-얀부 525㎸ 송전선로까지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사우디에서 잇단 수주를 달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건설되는 직류송전선로는 사우디에 최초로 도입되는 HVDC 2회선 송전선로 구조로, 전력량이 4000㎿에 이른다.

현대건설은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총 35건의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최근 수행 중인 사업을 포함하면 현대건설이 건설하는 전력망은 총 2만여㎞에 달한다.

이번 수주는 지난달 사우디 에너지부가 주관한 ‘에너지 현지화 포럼’에서 체결된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다. 현대건설은 이 포럼에서 △전력 △재생에너지 △석유·가스 △공급망·서비스 등 관련 기업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새로운 송전 역사를 쓰겠다”며 “호주 등 신재생 연계 전력망 사업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