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자국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뒷배 삼아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하고 서안지구를 합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신임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진 회의에서 “현재 이란은 어느 때보다 핵 시설 피해에 노출돼 있다”며 “이스라엘 국가를 전멸시킬 위협을 저지하고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드온 사르 신임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르 장관은 전날까지 나흘간 총 세 번 통화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가 논의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이란 핵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하는 과정에서 번번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을 지난주 경질하며 내각을 재편했다. 이후 외무장관이던 강경파 카츠를 국방장관에 앉히고, 그 자리에 사르 장관을 임명하며 친위 세력을 전진 배치했다.

여기에 이란 핵 시설 타격을 지지하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날개를 달았다. 트럼프는 지난달 8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한다면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란은 187개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기 때문에 그들(이스라엘)은 공격할 자격이 있다”고 답했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11일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사마리아(서안지구의 이스라엘식 표기) 정착촌에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영토로 인정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