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수요 하향·달러 강세에 맥 못추는 국제 유가…2주래 최저치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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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지난 2거래일 동안 약 5% 하락한 이후 보합세를 보이며 10월 말 이후 최저치 수준에서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개월 연속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08달러(0.1%) 오른 68.12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물은 전장 대비 0.06달러(0.1%) 상승한 71.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모두 10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추이/자료=오일프라이스
국제유가 추이/자료=오일프라이스
국제 원유 가격은 세계 석유 수요 약화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전날 OPEC은 월간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182만배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예상한 하루 193만배럴 증가보다 줄어든 수치다. OPEC은 올해 전망치뿐만 아니라 내년 전망치도 내렸다.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도 하루 평균 164만배럴에서 154만배럴로 낮췄다. OPEC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한 것은 넉 달 연속이다.

로이터통신은 OPEC의 전망치 하향을 두고 "이는 산유국이 직면한 과제를 보여준다"며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유가 하락을 이유로 12월에 원유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중국 당국이 발표한 경기 부양책도 국제 원유 수요를 밀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강달러가 석유 수요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국제 경제 및 외교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12일 오후 5시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5.9를 넘겼다.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는데, 달러가 다른 통화에 비해 가치가 올라가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에는 가격이 비싸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던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기조가 2기에서도 이어질 수 있단 전망에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의 강경한 대중 정책을 지지하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수 있단 보도가 나오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큰 이변이 없다면 루비오 의원을 국무장관에 발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존 번 스트라테가스 분석가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국제 유가(WTI)는 60~70달러 사이에서 변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리터부시앤드어소시에이츠 분석가들은 "유가는 일반적으로 급락한 이후 며칠 내에 그 이전 가격의 중간값 정도로 회복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