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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그린벨트 해제해 ‘내곡지구’ 조성
총 4629가구 규모…‘반값 아파트’ 별명도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경부고속도로 인접
정부가 발표한 ‘서리풀지구’와 붙어 있어
인근 개발·대중교통 개선 기대감 높아져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수요자 사이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내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했다. 너도나도 빚을 내 집을 사 ‘하우스푸어’ ‘패닉 바잉(공포매수)’이라는 단어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다.
정부는 부동산 광풍을 막기 위해 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주택 수요자들은 제2금융권 등으로 눈을 돌려서라도 내 집 마련에 나섰다. 결국 서울에 남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서초구에 대규모 공공주택지구를 개발했다. 이곳에 지어진 수천가구의 아파트를 임대와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했다. 집값은 이를 기점으로 수년간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이야기다. 정부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5만 가구의 신규택지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의 핵심 지역인 서리풀지구에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 1만1000가구를 포함해 총 2만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서리풀지구 조성 계획이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내곡지구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곳 모두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서초구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해 만든 택지 지구다. 서리풀지구가 기존 내곡 지구를 감싸고 있는 형태다. 두 곳이 붙어 있는 데다 개발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예상돼 두 곳의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09년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내곡 지구는 서초구 내곡동과 신원동, 염곡동, 원지동에 걸쳐 4629가구 규모로 만들어졌다. 2013년 10월 서초 포레스타 7단지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7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입주했다. 대부분의 단지가 ‘포레스타’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단지명에서 알 수 있듯 인근에 녹지가 풍부하다. 청계산도 가깝다. 경부고속도로와 내곡지구가 붙어있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을 이용해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등으로 이동하기 쉽다. 내곡지구 안에 초·중학교와 마트 등 상업시설이 조성돼 있다.
이곳 7개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1단지인 ‘서초 더샵 포레’다. 지하 4층~지상 20층, 26개 동, 1264가구 규모다. 당초 이 단지는 ‘서초포레스타 1단지’로 만들어졌지만, 추후 단지명을 변경하면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더샵’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215가구가 장기 전세로 공급됐다. 단지 옆으로 헌릉로가 지나고 바로 앞에 언남초를 끼고 있다. 뒷단지에 비해 청계산입구역과는 다소 떨어져 있다. 4단지로 조성된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총 256가구)도 ‘서초 포레스타’라는 이름 대신 시공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규모는 가장 작지만, 유일하게 공공분양이나 임대가 아닌 민간 분양으로 공급된 것이 특징이다. 서초 포레스타 2~7단지는 포레스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공공분양과 장기전세, 기타 임대 등이 섞여 있는 형태로 공급됐다.
대부분의 상권은 청계산입구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반대편 헌인로 쪽으로는 농협 하나로마트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내곡지구 1~3단지 쪽으로 언남초가 있고 내곡중은 5단지와 6단지 사이다. 내곡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는 양재동에 있는 언남고다. 내곡지구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고등학교에 갈 수 있다. 고교가 내곡지구 단지의 단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행정구역상 서초구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대중교통 노선이 많지 않고 서울에서도 외곽에 있다는 점 때문에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분양 당시 ‘반값 아파트’라고 불릴 정도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일 16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7월 기록한 최고가(18억2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지난 9월에는 같은 면적이 18억원에 손바뀜하기도 했다. 호가는 17억~18억원 선이다. 서초구 반포동 등 주요 지역 단지들이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리풀지구 개발로 내곡지구 아파트의 단점으로 손꼽혔던 대중교통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리풀지구 조성을 계기로 신분당선과 수도권 전철 3·4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신분당선 추가 역을 서리풀·내곡지구 인근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환승 체계와 도로망 연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청계산로를 확장해 상습 병목 구간도 해소한다. 서초구 A공인 관계자는 “서초 포레스타 전용 84㎡의 분양가는 4억원대였지만 이제는 17억~18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교통이 개선되고 주변이 대대적으로 개발되면 내곡, 서리풀지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총 4629가구 규모…‘반값 아파트’ 별명도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경부고속도로 인접
정부가 발표한 ‘서리풀지구’와 붙어 있어
인근 개발·대중교통 개선 기대감 높아져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수요자 사이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내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했다. 너도나도 빚을 내 집을 사 ‘하우스푸어’ ‘패닉 바잉(공포매수)’이라는 단어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다.
정부는 부동산 광풍을 막기 위해 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주택 수요자들은 제2금융권 등으로 눈을 돌려서라도 내 집 마련에 나섰다. 결국 서울에 남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서초구에 대규모 공공주택지구를 개발했다. 이곳에 지어진 수천가구의 아파트를 임대와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했다. 집값은 이를 기점으로 수년간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이야기다. 정부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5만 가구의 신규택지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의 핵심 지역인 서리풀지구에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 1만1000가구를 포함해 총 2만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서리풀지구 조성 계획이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내곡지구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곳 모두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서초구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해 만든 택지 지구다. 서리풀지구가 기존 내곡 지구를 감싸고 있는 형태다. 두 곳이 붙어 있는 데다 개발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예상돼 두 곳의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09년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내곡 지구는 서초구 내곡동과 신원동, 염곡동, 원지동에 걸쳐 4629가구 규모로 만들어졌다. 2013년 10월 서초 포레스타 7단지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7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입주했다. 대부분의 단지가 ‘포레스타’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단지명에서 알 수 있듯 인근에 녹지가 풍부하다. 청계산도 가깝다. 경부고속도로와 내곡지구가 붙어있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을 이용해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등으로 이동하기 쉽다. 내곡지구 안에 초·중학교와 마트 등 상업시설이 조성돼 있다.
이곳 7개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1단지인 ‘서초 더샵 포레’다. 지하 4층~지상 20층, 26개 동, 1264가구 규모다. 당초 이 단지는 ‘서초포레스타 1단지’로 만들어졌지만, 추후 단지명을 변경하면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더샵’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215가구가 장기 전세로 공급됐다. 단지 옆으로 헌릉로가 지나고 바로 앞에 언남초를 끼고 있다. 뒷단지에 비해 청계산입구역과는 다소 떨어져 있다. 4단지로 조성된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총 256가구)도 ‘서초 포레스타’라는 이름 대신 시공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규모는 가장 작지만, 유일하게 공공분양이나 임대가 아닌 민간 분양으로 공급된 것이 특징이다. 서초 포레스타 2~7단지는 포레스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공공분양과 장기전세, 기타 임대 등이 섞여 있는 형태로 공급됐다.
대부분의 상권은 청계산입구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반대편 헌인로 쪽으로는 농협 하나로마트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내곡지구 1~3단지 쪽으로 언남초가 있고 내곡중은 5단지와 6단지 사이다. 내곡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는 양재동에 있는 언남고다. 내곡지구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고등학교에 갈 수 있다. 고교가 내곡지구 단지의 단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행정구역상 서초구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대중교통 노선이 많지 않고 서울에서도 외곽에 있다는 점 때문에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분양 당시 ‘반값 아파트’라고 불릴 정도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힐스테이트서초젠트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2일 16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7월 기록한 최고가(18억2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지난 9월에는 같은 면적이 18억원에 손바뀜하기도 했다. 호가는 17억~18억원 선이다. 서초구 반포동 등 주요 지역 단지들이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리풀지구 개발로 내곡지구 아파트의 단점으로 손꼽혔던 대중교통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리풀지구 조성을 계기로 신분당선과 수도권 전철 3·4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신분당선 추가 역을 서리풀·내곡지구 인근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환승 체계와 도로망 연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청계산로를 확장해 상습 병목 구간도 해소한다. 서초구 A공인 관계자는 “서초 포레스타 전용 84㎡의 분양가는 4억원대였지만 이제는 17억~18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교통이 개선되고 주변이 대대적으로 개발되면 내곡, 서리풀지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