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인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가 올해 3분기 희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양강 구도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넷마블은 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신작 부재가 변수로 떠올랐고,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분기에 이어 실적이 악화했다.

넥슨·크래프톤 나란히 '최대실적' 기록

1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2293억원, 59.7% 급증한 719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넥슨은 4672억원으로 11% 늘었으며 크래프톤 영업익은 1351억원으로 71.4% 껑충 뛰었다.

넥슨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2727억원으로 연매출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크래프톤의 누적 매출은 2조922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호실적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주력 지식재산권(IP)과 글로벌 성적이 견인했다.

넥슨의 'FC온라인·모바일'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3종의 매출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넥슨은 지난 2분기에도 이들 3대 IP 기반으로 출시한 글로벌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

크래프톤의 효자 IP인 'PUBG: 배틀그라운드'도 3분기에 맵 업데이트, 신규 모드 도입,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글로벌 트래픽과 수익성이 더욱 향상돼 실적에 기여했다.
넥슨이 텐센트를 통해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넥슨 제공
넥슨이 텐센트를 통해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넥슨 제공
글로벌 성적도 주목할 만하다. 넥슨은 지난 5월 중국 시장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던파모바일은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10억달러(약 1조4092억원)를 넘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도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 등에서 각각 분기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성공적인 신규 사용자(유저) 확장과 현지화 콘텐츠로 트래픽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누적 이용자는 1억8000만명을 돌파했다.

'부진의 늪' 빠진 엔씨·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사옥 지타워./사진=넷마블
넷마블 사옥 지타워./사진=넷마블
반면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2분기에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 속도를 끌어올렸지만 3분기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기존 주력 IP가 하향 안정화에 접어든 가운데 외형 성장을 견인할 만한 메가 IP 신작 부재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넷마블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4개 분기 연속 영업익 흑자 행진이다. 그러나 직전 분기(1112억원) 대비로는 영업익이 41.1% 줄었다.

넷마블은 지난 2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등 속도감 있게 출시한 신작들이 연달아 흥행하며 호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3분기엔 실적을 끌어올릴 대형 신작이 눈에 띄지 않아 숨 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엔씨는 상황이 심각하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4019억원으로 5% 감소했다. 리니지M은 6월 출시한 리부트 월드 효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49% 늘었고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출시한 신작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호연 출시에 맞춰 전 분기 대비 180% 증가한 487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기대보다 부진한 형편이다. 이에 엔씨는 최근 호연 개발팀 170여명 중 100명가량을 정리하고 이들에게 희망퇴직 신청 절차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도 3분기 영업익 57억원, 매출액 약 193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0.1%, 14.3% 줄어든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와의 협업과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 등 모바일 대표작들 흥행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3분기 신작 부재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