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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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도심을 달리는 벤츠 G-클래스는 흔하게 봤지만 숲길을 달리는 G-클래스의 모습은 어딘가 낯설다. 하지만 험준해 보이는 산길을 묵묵히 헤쳐나가는 G-클래스를 실제 운전해보니 이 차가 ‘오프로더의 아이콘’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달 오픈한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경기 용인 ‘AMG 스피드웨이’ 트랙 인근 2만6000㎡가량 부지에 조성됐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실제 자연 지형을 활용한 상설 오프로드 코스.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코스와 G-클래스 전용 코스로 구분된다.
G-클래스 라인업./사진=벤츠코리아
G-클래스 라인업./사진=벤츠코리아
이곳에서 최근 벤츠가 출시한 한정판 모델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에디션 원’(G 580)을 몰아봤다. 벤츠는 올해 2억원대 가격의 에디션 원을 국내에 먼저 선보이고 일반 모델은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G 580을 타고 경사가 30도에 달하는 오르막길을 주행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롤러코스터를 타고 올라가는 듯한 엄청난 경사지만 액셀을 밟지 않고도 부드럽게 극복했다. 내리막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차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주행 성능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콘에서는 30도가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G 580은 최대 35도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깊이 80cm의 물 웅덩이를 통과하면서 도강 능력도 경험해봤다. G 580은 최대 85cm 깊이까지 통과할 수 있다.

G-클래스 전용 코스는 실제 숲 속에서 나무 사이를 달리는 등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더욱 역동적이고 실제 산악 주행에 가까운 체험을 할 수 있다. SUV 코스가 다른 벤츠 SUV 차량으로도 경험할 수 있는 것에 반해 이 코스는 G-클래스로만 달려볼 수 있다.

이 코스는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AMG G 63에 동승해 G-클래스가 험준한 산악 코스를 통과하는 과정을 체험했다. ‘이 길을 차가 지나갈 수 있다고?’ 싶은 곳도 거침없이 주행했다. 자칫 멀미가 날 수 있을 정도로 차체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길을 모두 통과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사진=벤츠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사진=벤츠코리아
오프로드 코스 체험이 끝난 뒤 트랙에선 전동화 모델인 G 580에 최초로 탑재된 'G-턴'을 경험했다. G-턴은 좁거나 막다른 오프로드 길에서 불가피하게 유턴이 필요한 경우 차량을 거의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패독 바닥에 물을 뿌리고 전문 인스트럭터가 G-턴 기능을 시연했다. 로우레인지 모드를 설정한 후 중앙에 위치한 G-턴 버튼을 누르면 회전할 준비가 완료됐다. 이때 회전하려는 방향의 패들시프트를 누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100% 힘으로 밟으면 차가 회전한다.

마치 오르골 위에서 오브제가 돌 듯이 제자리에서 빠른 속도로 방향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 기능은 G 580 주행 모드 중 자갈모드에서만 활성화된다. 실제 도로보다 오프로드에서 막다른 길을 만났을 때 유용한 기능이라는 게 인스트럭터의 설명이다.

G 580은 전동화 차량에 특화된 사양 및 기능으로 오프로드 주행을 할 수 있다. 차량 4개의 각 바퀴 가까이 위치한 개별 제어 전기 모터는 각각 146.75hp 의 출력으로 최대 587hp 의 힘을 발휘한다.

차량 하부에는 사다리형 프레임에 결합돼 차량 무게 중심을 낮춰주는 118 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시 국내 인증 기준 최대 392km를 달릴 수 있다. 차량 하부 패널은 오프로드 주행 중 지면 충격시 배터리의 물리적 손상을 줄일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졌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G-클래스는 특유의 각진 실루엣과 뛰어난 오프로드 기능 등으로 45년 넘는 시간 동안 전세계 50만명 이상의 고객의 사랑을 받아왔다“며 ”계속된 진화를 통해 순수 전기차 모델까지 선보인 G-클래스는 일반도로나 험준한 지형에서도 비교할 수 없는 드라이빙 성능을 제공한다“고 자신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