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韓 증시 저평가 상태라는데"…투자 전략 어떻게 세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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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앞두고 증시 와르륵

유안타證 엔씨소프트, 하나證 하이브·한국항공우주 추천

알짜 종목 줍줍할 때 vs 장기간 버텨줄 자금 부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팀(지수)이 지더라도 홈런을 치는 선수(종목)를 고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2000조원을 밑돈 데 이어 코스닥지수도 700선을 내주면서다. 당분간 조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 중론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2.64% 하락한 2417.0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5일 '블랙 먼데이' 당시 종가(2441.55)보다 더 밀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1970조6632억원)은 지난 8월5일 이후 처음으로 2000조원을 밑돌았다. 코스닥시장도 700선을 2개월 만에 내줬다.

그렇다면 투자를 멈춰야 할까, 향후 투자 전략을 두고선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폭락장 속에서도 실적이 늘어나는 종목을 골라 장기 투자할 때란 전망과 여전히 따져야 할 경우의 수가 많은 터라 지금은 관망할 때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은 좋은데, 수급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빠지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단 분석이 나온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주당순이익(EPS)이 높은 종목에 관심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했던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실적이 늘어나는 종목을 눈여겨보란 조언이다.

증권사 리서치가 추천한 종목은?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말 대형주에서 엔씨소프트를, 중·소형주에선 솔루엠에이치브이엠을 추천했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흥행과 신작 출시로 4분기에 큰 폭의 매출 반등이 있을 것으로 봤다.

지난 11일 하나증권은 단기 투자종목으론 KT를 추천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선 하이브와 한국항공우주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KT는 기대 배당 수익률 6~7%대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저평가 영역이란 분석이다. 하이브는 내년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항공우주는 기체부품 주요 고객사인 보잉의 부진에도 6개 분기 연속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약 3조1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해 연간 가이던스(예상 전망치)의 52.4%를 충족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향 수리온 사업은 계약 막바지 단계고, 이라크향 수리온 수출 사업도 최근 2차 비행 평가를 마무리하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원화 가치 하락)해 외국인 자금 이탈하고 있으나 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 제고와 원화 환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폭락장 속에선 실적이 개선되는 저평가 종목을 사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수급도 확인해야

장기간 버텨줄 시장 자금이 빠져나간 상황에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단 분석도 있다. 자칫 지수나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장기간 횡보할 가능성이 있단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시 돌아와야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기업들의 개별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트럼프 재집권 이후에도 기업 실적에 큰 악영향이 없다는 확인 과정을 거친 뒤 외국인 자금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