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농성에 제대로 못 열려
취업박람회 부스 박살난 동덕여대
13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학교 본관을 포함한 모든 건물은 학생들이 점거한 상태다.
강의실 폐쇄로 진행되지 못하는 수업은 실시간 화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학교 곳곳에는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민주동덕은 죽었다' 등의 문구가 붉은 스프레이로 쓰여 있었고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놓은 학과 점퍼(과잠)가 놓여 있었다.
이어 "남자가 좋으면 알탕집이나 차려", "알몸남 사건을 기억하라", "영원히 동덕여대' 등 메시지가 붙은 종이가 교내에 나붙었다.
총학생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12일 김명애 총장의 입장문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학교가 분명 공학 전환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동덕인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한다.
졸속 논의로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에도 사과하라"고 했다.
전날 김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 발전방안이 발표됐고, 공학 전환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며 "논의 결과 본 사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동의가 있었고 이후 11월 12일 교무위원회 보고 및 논의를 거쳐 모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밝혔다.
각 기업 담당자들이 동덕여대 4학년 취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취업 상담을 진행하려 했으나 부스 테이블이 넘어지고 현수막이 찢어지며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기업 담당자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며 현장 인근에 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네티즌은 "4학년은 무슨 죄인가"라며 강성 농성으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했다.
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대학 학생회는 입장문에서 "음악 계열 학우들은 시위에 전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졸업 연주회를 앞둔 상황"이라며 "음악관 출입문 폐쇄는 삼가달라"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