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증시의 낙폭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나흘째 하락한 코스피는 지난 8월 블랙먼데이보다 더 떨어져 연중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삼성전자는 4만전자가 코앞입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오늘도 외국인 매도세가 장을 끌어내렸나요?

<기자>

네, 외국인 홀로 팔았는데요. 유가증권시장에서 7,134억원 순매도세 나타냈습니다. 개인이 6천억원 넘게, 그리고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기관도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4거래일 연속 내려 전날보다 2.64% 하락한 2417.08로 장을 마쳤습니다.

연중 최저점이 깨지고, 시가총액도 2천조원이 붕괴됐는데요.

코스피 시총은 1,970조 6,33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무려 365일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코스닥 역시 700선이 무너졌죠. 2.94% 떨어진 689.65로 마감했는데요.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함께 매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코스닥은 8월 블랙먼데이 보다 낮아지진 않았지만 코스피는 그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코스피의 PBR은 블랙먼데이보다 떨어진 0.85배까지 내려갔습니다.

<앵커>

물론 시장이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시장에만 조금 가혹하다는 생각도 드는 데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부상하고 있는 '패닉 셀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세계 주요 증시의 미 대선 이후 등락률을 보면 유독 한국 증시가 크게 빠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코스피는 -6.2%, 코스닥은 -8.27% 떨어졌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라 불리는 곳으로 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증시, 그리고 가상자산 등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반대편이라는 진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일단 환율이 안정화되면 외국인의 매도세도 줄어들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는 가까스로 5만원대 지켰습니다만,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아직도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진단이 대체적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늘까지 3거래일 연속 52주 최저가를 계속 갈아치웠는데요. 전날보다 4.53% 하락한 5만60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6월 이후, 1,612일만에 최저 종가입니다.

장중 최저가는 5만500원인데, 만약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200원까지 떨어지면 시총 300조원이 붕괴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삼성전자로 여전히 몰리고 있어서 시총 300조원 하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HBM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이번 IR에서 HBM 비중이 늘어난다고 이야기 했지만, 실제 4분기 실적에 이 부분들이 확인될지 아직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여기에 증권가에서는 우리 증시의 근본적인 문제로 '글로벌 정책과의 엇박자'를 꼬집고 있다고요?



<기자>

네, 통화정책이나 금융시장 정책에 있어서 주요국에 비해서 한발 늦은 모습을 지적하는 것인데요.

NH투자증권의 김병연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의 매도세에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주요국에 비해 한발 늦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인하폭도 작게 움직인 것이 한국의 근본적인 문제"라며 "내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4%로 둔화하고 내수도 밋밋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당분간 수급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코스피는 박스권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인데, 증권가에서는 다만 '저점 매수'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업종들, 고금리 압박으로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는 종목을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증권가에서는 알맹이 빠진 밸류업 정책, 정치화로 늦춰진 금투세 폐지 등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의 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외국인 패닉셀 쏟아졌다…'4만전자' 절벽 눈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