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내수 부진 여파로 넉 달 만에 10만 명을 밑돌았다. 내수와 직결된 도·소매업과 건설업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지만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고용 착시효과를 초래하는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데 이어 상대적으로 양호하던 고용 지표마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한파에…'마지막 보루' 고용마저 추락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만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4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이 10만 명을 밑돈 것은 지난 6월(9만6000명) 이후 4개월 만이다. 7월(17만2000명), 8월(12만3000명), 9월(14만4000명) 연속으로 1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꺾였다.

산업별로 보면 내수와 직결된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고용 부진이 이어졌다. 통상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지표로 불린다. 내수 부진이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10월 도·소매업 취업자는 14만8000명 줄었고, 건설업도 9만3000명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8개월, 건설업은 6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특히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폭은 2021년 7월(-18만6000명) 후 3년3개월 만의 최대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청년층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5만7000명 증가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2000명 줄었다. 특히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44만5000명으로,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에서 10만 명, 청년층(15~29세)에서 5만2000명, 30대에서 4만7000명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작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69.8%로 집계됐다.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0월 기준 가장 높았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2022년과 지난해 장기 추세를 크게 웃돈 고용 증가 속도가 조정받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이달과 12월에는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달보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건설업과 자영업,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달 말 공개되는 사회 이동성 개선방안에 ‘쉬었음’ 인구 등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를 경제활동인구로 편입하기 위한 대책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