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막 때던 인도, 독성 스모그로 앞이 안보여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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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가 독성 스모그로 뒤덮였다. 대기 오염 수치가 높은 인도에서 습도가 올라가고 기온은 떨어지는 가운데 풍속이 약해진 탓에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가 됐다.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오염물질 저감 정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빠르게 치솟던 인도의 석탄 소비 증가세가 잦아들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펀자브주 암리차르,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사원 도시 바라나시 등에선 앞을 보기 힘들 정도의 스모그가 발생했다. 뉴델리 국제공항 주변은 가시거리 300m가 확보돼 항공편 취소 사태는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상당수 지방에서 학교를 폐쇄하거나 일부 건물 공사를 중단했으며, 대부분의 야외 활동을 금지했다. 인도의 농업 지역인 펀자브와 하리아나에서 불법으로 볏짚 등을 태우는 데다 먼지와 공장·발전소의 배출가스 등으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이날 최저기온이 섭씨 16도까지 떨어지면서 지표의 대기질이 극도로 악화됐다. 대기 오염은 이틀 연속 '심각' 등급을 유지했다. 스위스 IQ에어가 측정한 인도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델리 지역 대기질 지수는 545포인트에 달했다. 이 지수는 0~50포인트를 '좋음'으로 평가한다. 대기오염으로 유명한 베트남 하노이가 현재 177 중국 우한시가 149, 베이징이 97인 것과 비교하면 인도의 대기질은 극악한 수준이다.
한편 이 같은 사태를 계기로 인도의 석탄 사용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 광산 메탄 배출량을 연간 최대 35%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인도는 현재 세계 3위의 태양광 발전 규모를 자랑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도의 석탄 소비를 줄이는 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전력 수요의 전례 없는 증가 속도 때문이다.
최근엔 석탄 수입이 줄어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 원자재 정보기업 케이플러와 빅민트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인도의 발전용 석탄 수입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2위 석탄 수입국인 인도의 석탄 수입량은 전년보다 31.8% 감소한 1356만톤(t)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수입 감소는 인도 주요 항구의 재고가 많아 선적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 석탄 거래 회사 아이에너지(I-energy)천연자원의 바수데브 팜나니 이사는 "산업 활동이 저조한데도 업자들이 많은 양의 석탄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