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정년이'들, 50년대 한국 최초 오페라의 전설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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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진흥원, 여성국극 원로배우들과 뭉쳤다
다음달 3일 특별공연 <전설이 된 그녀들>
2부 <선화공주> 오리지널 무대 준비
다음달 3일 특별공연 <전설이 된 그녀들>
2부 <선화공주> 오리지널 무대 준비
"여성들 예술단체로는 일본의 다카라즈카(寶塚) 가극단이, 중국의 월극(越劇)이 있지요. 여성국극도 우리나라에서 인정받고 싶습니다."
홍성덕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성국극은 소리와 춤, 연기가 어우러진 국악극이다. 1948년 박록주 명창이 여성국악동호회를 설립해 활동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으며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모든 배역을 여성이 도맡아 연기하는 장르라는 특색, 춘향전과 자명고 등 남녀간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에 집중해 배우에 대한 팬덤이 상당했다. 다만 레퍼토리 변주에 실패하고 단체들이 난립하면서 빠른 쇠퇴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은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덕을 비롯한 여성국극 원로배우들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다음달 3일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서울 삼성동)에서 여성국극 특별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이하 전설이 된 그녀들)'을 올릴 예정이다.
홍성덕(80), 이옥천(78), 허숙자(85), 이미자(79), 남덕봉(79). 1939~1946년 태어난 이 배우들은 여성국극 2세대 배우로 불린다. 조금앵, 임춘앵 등 1세대 배우(위 사진 남역)들의 공연을 보며 여성국극계로 들어와 일생을 투신했다.
어찌보면 쇠퇴기가 본격화한 시대부터 지금까지, 일종의 책임감을 안고 여성국극을 지켜온 인물들이다. 2009년 중국의 월극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때나 일본의 다카라즈카가 지원을 받으며 현대적 레퍼토리를 채워 인기를 다시 이어가는 모습들을 보며 가장 아쉬워했을 장본인일지도 모른다.홍 이사장은 중국의 전통극인 월극이 2009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점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예산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여성국극은 국가무형유산에 도전했으나 지정되지 못했다.
원로배우들은 여성국극에 대해 "시대와 소통하면서 지속 발전해가길 바란다"며 "대중들이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듯 여성국극도 한 장르로 선택해서 감상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높아진 관심에 따라 후학을 충분히 양성할 수 있는 지원, 귀중한 문화자산으로서의 인정도 요구했다. 원로 배우들은 이날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에서 선보일 <선화공주>의 한 대목을 보여줬다. 자신들이 맡아왔던 배역의 대사와 소리였다. 남자주인공, 왕자, 장군 등 인기 남역을 맡아왔던 배우 이옥천은 지금도 장부와 같은 자태, 중후한 목소리로 좌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홍성덕, 이옥천, 허숙자, 이미자, 남덕봉 등 원로배우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된다. 2부에서는 여성국극 '선화공주'가 이어진다. '선화공주'는 1950년대 인기를 모았던 여성국극 레퍼토리로 백제의 서동과 선화공주가 부부의 연을 맺는 작품. 서동에는 배우 김금미, 선화공주에는 배우 박지현이 무대에 오른다. 이미자와 남덕봉 등 원로 배우는 극중의 감초 역할로 나선다. 이미자는 악역 '석품'과 남덕봉은 '길치'를 맡는다. 예매는 15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공연은 12월 3일 하루만 진행된다. 이해원 기자
홍성덕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성국극은 소리와 춤, 연기가 어우러진 국악극이다. 1948년 박록주 명창이 여성국악동호회를 설립해 활동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으며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모든 배역을 여성이 도맡아 연기하는 장르라는 특색, 춘향전과 자명고 등 남녀간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에 집중해 배우에 대한 팬덤이 상당했다. 다만 레퍼토리 변주에 실패하고 단체들이 난립하면서 빠른 쇠퇴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은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홍성덕을 비롯한 여성국극 원로배우들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다음달 3일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서울 삼성동)에서 여성국극 특별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이하 전설이 된 그녀들)'을 올릴 예정이다.
홍성덕(80), 이옥천(78), 허숙자(85), 이미자(79), 남덕봉(79). 1939~1946년 태어난 이 배우들은 여성국극 2세대 배우로 불린다. 조금앵, 임춘앵 등 1세대 배우(위 사진 남역)들의 공연을 보며 여성국극계로 들어와 일생을 투신했다.
어찌보면 쇠퇴기가 본격화한 시대부터 지금까지, 일종의 책임감을 안고 여성국극을 지켜온 인물들이다. 2009년 중국의 월극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때나 일본의 다카라즈카가 지원을 받으며 현대적 레퍼토리를 채워 인기를 다시 이어가는 모습들을 보며 가장 아쉬워했을 장본인일지도 모른다.홍 이사장은 중국의 전통극인 월극이 2009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점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예산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여성국극은 국가무형유산에 도전했으나 지정되지 못했다.
원로배우들은 여성국극에 대해 "시대와 소통하면서 지속 발전해가길 바란다"며 "대중들이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듯 여성국극도 한 장르로 선택해서 감상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높아진 관심에 따라 후학을 충분히 양성할 수 있는 지원, 귀중한 문화자산으로서의 인정도 요구했다. 원로 배우들은 이날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에서 선보일 <선화공주>의 한 대목을 보여줬다. 자신들이 맡아왔던 배역의 대사와 소리였다. 남자주인공, 왕자, 장군 등 인기 남역을 맡아왔던 배우 이옥천은 지금도 장부와 같은 자태, 중후한 목소리로 좌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홍성덕, 이옥천, 허숙자, 이미자, 남덕봉 등 원로배우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된다. 2부에서는 여성국극 '선화공주'가 이어진다. '선화공주'는 1950년대 인기를 모았던 여성국극 레퍼토리로 백제의 서동과 선화공주가 부부의 연을 맺는 작품. 서동에는 배우 김금미, 선화공주에는 배우 박지현이 무대에 오른다. 이미자와 남덕봉 등 원로 배우는 극중의 감초 역할로 나선다. 이미자는 악역 '석품'과 남덕봉은 '길치'를 맡는다. 예매는 15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공연은 12월 3일 하루만 진행된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