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3분기 순익 큰 폭 늘었지만…"역대급 실적은 끝났다"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올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연말 결산부터 적용되는 당국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과 금리 인하 등 악재가 더해져 사실상 '역대급 실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 순이익이 1조8,66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8%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3분기 연결 세전이익은 7,438억 원,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5,541억 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도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올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한 1조5,78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별도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24.9% 증가한 4,539억 원이다.

어린이보험 점유율이 높은 현대해상의 경우 올 3분기 코로나와 수족구, 폐렴 등 유행성 질환 증가 영향으로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26.2% 감소한 2,134억 원의 순익을 냈으나,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464억 원으로 33.1% 증가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화재는 역대 최대 순익을 이어갔다. 메리츠화재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4,9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 증가했다. 3분기 별도 순익은 3.1% 증가한 4,951억 원이다.

한화생명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5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3%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4% 줄었다. 한화손해보험도 올 3분기 기준 순이익이 910억 원으로 77.4%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3% 증가한 3,457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의 올 3분기 기준 순이익은 9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부려 424.1%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657억 원으로 22.2% 증가하며 호실적으로 이어갔다.

이들 보험사는 보장성 중심 보험 판매 강화와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익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보험손익을 창출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 잔치는 더 이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공존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고무줄 회계'를 지적하며 IFRS17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사들이 자의적 가정을 할 수 없도록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에 대한 원칙모형을 제시하고, 연말 결산부터 반영하도록 했다. 당국의 원칙모형에 따라 보험사들의 해지 위험액이 증가하면, 회계상 보험사들의 신지급여력비율(K-ICS)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화재와 한화생명 등 일부 대형사들이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킥스비율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이 상대적으로 동일하게 설정된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무·저해지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곳은 롯데손해보험(36.14%)과 하나손해보험(36.03%), MG손해보험(29.83%), 삼성화재(20.77%), 흥국화재(20.46%), DB손해보험(18.7%) 순이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저해지 보험의 보유계약 비중이 높은 경우 기존 계약서비스마진(CSM) 대비 7~9% 정도의 높은 한 자릿수 감소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금리 인하도 킥스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 할인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부채 평가 규모가 커져 킥스 산출시 불리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올 6월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킥스비율은 217.3%로 전분기(223.6%)보다 6.3%p 하락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