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투자주의’ 등급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채권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40개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의 최근 1주일간 평균 수익률은 0.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채권펀드의 평균 수익률(0.57%) 대비 0.13%포인트 높다. 최근 한 달 수익률도 하이일드 채권이 0.67%로 글로벌 채권펀드(0.39%), 북미 채권(-0.77%), 해외 채권형 전체(-0.26%)를 앞질렀다.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는 주로 미국 등 선진국 기업에서 발행한 투자주의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일반 채권 펀드보다 위험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자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재정 확대와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됨에 따라 높은 이자수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기업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게 돼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표적 수혜 산업인 에너지 등 전통산업에 하이일드 기업이 많이 포함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로 금리 인하를 하게 되면 비교적 높은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매매차익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율이 떨어져 기존 하이일드 채권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보여주는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꼽힌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