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된 후 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한국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장기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929%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연 2.939%에 비해 0.010%포인트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10년 만기 금리는 0.007%포인트 상승한 연 3.074%였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은 하락, 장기물은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론 미국 대선 전과 비교해 약간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지난 1일 연 2.931%이던 3년 만기 금리는 트럼프 당선이 확실해진 6일 연 2.960%까지 올랐다가 다시 떨어졌다.

미국 국채 금리는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고채 금리는 연 4.488%까지 올랐다. 최근 한 달여간 상승폭이 0.6%포인트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한·미 국채 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것은 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은 물가가 아직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정책이 실행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런 미국과 달리 물가상승률이 1%대로 안정돼 있고,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당초 전망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