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D램마저"…반도체 혹한기 더 빨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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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반도체 기업을 둘러싼 악재는 또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D램 업황이 빠르게 꺾일 조짐이 보이면서입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이같은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주 DDR4(8Gb) 현물 거래 가격은 1.84달러로 전주 대비 소폭(0.16%)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2달러 선에 근접하며 반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재차 내림세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가격 전망치를 '5~10% 하락'으로 제시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예상보다 이른 겨울이 찾아온 셈입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공급사들이 D램보다는 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며 D램 가격은 견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글로벌 IT 기기 출하량이 적은데다,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관심도 꺾이면서 이같은 전망은 무색해졌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HBM에 대한 별다른 소식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D램 업황 둔화에까지 직면하게 된겁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물량 공세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투입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 D램 업체인 창신반도체(CXMT)의 월 평균 D램 생산량은 현재 17만장 수준인데, 내년에는 이보다 40% 이상 늘어난 25만장에 달할 거란 전망입니다.
이렇게 되면 창신반도체의 글로벌 D램 생산량 점유율은 16%로, 3위 기업인 마이크론(20%)을 바짝 뒤쫓게 됩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량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내년 2분기는 돼야 본격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을 제외한 주요 공급사들이 보수적인 D램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제한적이겠지만, 모바일 제조 기업들의 재고 축적(리스토킹) 추세가 확인된 뒤에야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