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의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수출이 급증한 삼양식품은 올 들어 주가가 150% 이상 상승했다. /한경DB
매운맛의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수출이 급증한 삼양식품은 올 들어 주가가 150% 이상 상승했다. /한경DB
미국의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이 한식에서 영감을 얻은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를 미국 매장에서 선보였다. 고추장 양념으로 코팅한 치킨이 들어간 점이 특징이다. 원래 한국 매장에서 한정판으로 팔던 메뉴인데, 미국인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아 현지에도 내놓게 된 것이다. 쉐이크쉑의 수석 셰프인 존 카랑기스 부사장은 “손님들이 ‘조금 더 맵게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매운맛에 빠진 미국인들

최근 미국 레스토랑에서 맵고 달달한 맛의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한국 고추장을 양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경제 매체 CNBC가 보도했다. CNBC는 올해 식음료업계의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스위시(swicy)를 꼽았다. 맵다는 뜻의 스파이시(spicy)와 달콤하다는 뜻의 스위트(sweet)를 합친 신조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레스토랑 메뉴의 약 10%가 스위시 아이템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2개월간 1.8% 증가한 수치다. 이런 메뉴는 향후 4년 동안 9.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음식 트렌드 분석가인 케라 닐슨은 “미국에서 매운맛과 달콤한 맛의 조합이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매운맛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한식, 특히 매콤달콤한 고추장소스의 인기가 특히 높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런 메뉴를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다시 참신하고 색다른 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물론 미국 시장에서 모든 매운맛 메뉴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는 지난 2월 매운맛 콜라(Spiced Coke)를 출시했다가 6개월 만에 단종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닐슨은 “이런 트렌드는 확실히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아마도 몇 년은 더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월 농식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8.3% 증가한 73억750만 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11억609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중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액은 각각 5.2%, 27.4% 늘었다.

올해 농식품 수출 10억 달러 육박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수출액 상위 4대 품목인 라면, 과자, 음료, 쌀 가공식품이 모두 신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6% 늘어난 9억380만 달러로, 지난해 1년치 실적(9억5240만 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과자류 수출액은 15.5% 증가한 5억670만 달러, 음료는 13.6% 불어난 5억570만 달러였다. 떡볶이, 냉동김밥, 즉석밥 등을 포함한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1년 새 41.6% 급증해 2억1790만 달러를 기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입점이 이어지고 있어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