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글로벌 브리핑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위원이 2024년 11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경제전망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위원이 2024년 11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경제전망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책]

EU, ESG 규제 간소화 추진


차기 EU 위원회가 과도한 규제로 산업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불만에 대응해 역내 ESG 규제를 긴급히 간소화하기로 했다. 11월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간소화 대상 규제는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기업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EU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 등이 거론된다. 차기 EU 위원회는 12월 1일부터 활동한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SG 규제가 미국, 중국과의 경쟁 과정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COP29, 탄소배출권 거래 규칙 합의

11월 11일에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200여 개국 대표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요 기반 규칙에 합의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참여 국가와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배출 감축 활동에 동참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트럼프, DEI 이니셔티브 타격 예상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이니셔티브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1기 집권 시 다양성과 포용성 교육에서 특정 개념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려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전국 노동관계위원회 등 DEI 관련 주요 기관장도 모두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전환 계획 태스크포스, IFRS 재단에 표준화 업무 이관

전환 계획 태스크포스(TPT)가 전환 계획 표준화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IFRS 재단에 이관했다고 밝혔다. IFRS 재단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IFRS S)이 기업의 전환 계획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일관된 지침을 제공할 예정이다. IFRS S는 기업의 전환 수준을 측정하는 데 특화되도록 개발됐다. IFRS 재단은 TPT의 유산을 토대로 산업별 전환 수준을 포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이사회, ESG 평가사 규제 강화

EU 이사회가 ESG 평가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11월 19일 EU 이사회는 ESG 평가 활동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채택했다. ESG 평가 및 등급의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역내 ESG 평가사는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에 승인 및 감독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ESG 평가에 대한 보증 강화, 이해 상충 방지 조항 마련 등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린피스 회원이 2024년 9월 19일, 서울에서 GDP 중심 경제 시스템의 해로운 영향을 다루는 캠페인을 소개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린피스 회원이 2024년 9월 19일, 서울에서 GDP 중심 경제 시스템의 해로운 영향을 다루는 캠페인을 소개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 금융]

녹색금융협의체
기후로 인해 GDP 타격 불가피

녹색금융협의체가 최근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는 목표가 3℃로 밀리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30% 가까이 타격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위험과 관련한 시나리오 분석을 정교화한 결과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각국 정부가 현재까지 수립한 계획을 모두 이행하더라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은 산업화 이전 대비 2.6℃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의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10월 3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GDP가 기후변화로 인해 2070년까지 17%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농업, 임업, 어업 등 기후에 의존하는 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11월 13일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온실가스배출량은 416억 톤으로 지난해 406억 톤 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GCP는 일부 국가에서 배출량이 점진적으로 감소되고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 엑서터대 교수는 “정점에 도달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

트럼프 당선 후 청정에너지 관련주 타격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청정에너지 관련 주식이 직격타를 맞았다. 특히 태양광 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11월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노바 에너지는 트럼프 당선 직전인 11월 5일과 비교해 주당 가격이 7달러에서 3.4달러까지 52% 가까이 하락했다. 퍼스트 솔라 역시 20%, 선런도 30%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그리드(전력망)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늘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해 더 많은 제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P 글로벌 청정에너지 인덱스는 11월 5일 미국 대선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S&P 전기 장비 인덱스(SP500.201040)는 같은 기간 6% 상승했다.

한편, 가스 산업 역시 트럼프의 재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축되는 재생에너지 생산,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를 가스가 채워나가는 모습이다. 11월 26일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의 2024년 신설된 가스발전소 설비 용량은 66GW에 육박한다. 이는 2023년의 44.1GW를 초과한 수치다. 이에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퍼스트에너지, 서던 컴퍼니 등 미국 에너지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철회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 파산

유럽에서 가장 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스웨덴 기업 노스볼트가 미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1월 21일 노스볼트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해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폭스바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U,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 종료 유지

웝크 훅스트라 EU 기후 집행위원은 업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EU의 2035년 내연차 판매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훅스트라 위원은 “다수 자동차 회사 CEO가 EU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림전용방지법(EUDR) 연기 부작용

EU 집행위원회가 산림전용방지법(EUDR) 도입을 2025년 12월로 1년 연기하면서 중소형 농장주를 포함한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U 집행위는 11월 18일 EUDR 도입을 1년 연기하기로 확정했다. 네슬레, 페레로 등 준비를 마친 일부 기업은 EUDR의 신속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