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안구 호계동에 들어서는 '아크로베스티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안양 동안구 호계동에 들어서는 '아크로베스티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6억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나왔다. 안양 역대 최고 분양가 등장에 흥행 여부를 두고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DL이앤씨는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에 '아크로베스티뉴'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아크로베스티뉴는 동안구 호계동에 '호계온천주변지구 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지하 3층~지상 37층, 10개 동, 1011가구 규모 아파트다. 이 가운데 전용 39~84㎡ 391가구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 면적별로는 △39㎡ 10가구 △59㎡A 286가구 △59㎡B 33가구 △74㎡B 21가구 △84㎡ 41가구가 나온다.

이 단지는 경기권에서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처음으로 적용된 곳이다. 지역 내 '평촌아크로타워', '호계아크로리버' 등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아파트에 아크로가 붙은 적은 있지만, 아파트 단지에 붙은 것은 처음이다. 지하철 4호선 범계역 역세권으로 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 홈플러스 등이 가깝고 경기도 최대 학원가로 꼽히는 평촌학원가도 근처에 자리했다.
왼쪽 아크로베스티뉴 가까이에 지하철 4호선이 있는 뉴코아아울렛이 보이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왼쪽 아크로베스티뉴 가까이에 지하철 4호선이 있는 뉴코아아울렛이 보이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크로베스티뉴는 당초 선분양을 계획했다가 후분양으로 전환되면서 분양가가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2021년 당시 3.3㎡당 2400만원(HUG 기준)으로 계획되던 분양가는 올해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으로 4070만원까지 뛰었다. 면적별로 보면 전용 84㎡ 최고가 기준 15억7440만원, 전용 59㎡ 최고가 기준 10억8950만원이다. 후분양이기에 추가 옵션은 없고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이 기본으로 설치됐다.

모델하우스에는 전용 59㎡A와 전용 84㎡ 두 타입이 마련됐다. 전용 84㎡는 DL이앤씨만의 특화 설계 'C2 하우스'를 적용했다. 4베이 구조를 바탕으로 현관 옆에 자전거와 유모차 등 덩치가 큰 짐을 수납할 수 있는 대형 팬트리를 설치했고 주방에는 6인용 식탁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 마련됐다. 다용도실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나란히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안방에는 붙박이장이 길게 늘어선 드레스룸을 마련했다.
아크로베스티뉴 전용 59㎡ 안방 모습. 사진 왼쪽으로는 작은 방과 실외기실 입구도 보인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크로베스티뉴 전용 59㎡ 안방 모습. 사진 왼쪽으로는 작은 방과 실외기실 입구도 보인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 59㎡는 안방과 거실, 작은 방이 이어지고 안방 뒤쪽으로 작은 방이 하나 더 있는 3베이 구조로 설계됐다. 거실 맞은편에는 'ㄱ자' 주방이 깊숙하게 이어지는데, 거실과 주방을 모두 우물천장으로 마감해 넓은 공간감을 선사한다. 통상 안방 전면에 배치되는 실외기실도 아파트 후면으로 배치해 안방 공간감을 확보했다. 다만 안방에 드레스룸이 없고 별도로 농을 둘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최근 아파트들이 전용 59㎡를 4베이로 설계하고 안방 드레스룸이나 팬트리를 도입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아크로베스티뉴 전용 59㎡는 아쉬운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선분양으로 준비되던 아파트가 후분양으로 늦게 나온 만큼, 현재 시점에서 분양에 나서는 다른 아파트에 비하면 구형 설계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호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지역 내 대기 수요가 많고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전용 84㎡ 등이 금세 소진되고 평촌은 평당 4000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크로베스티뉴 전용 59㎡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크로베스티뉴 전용 59㎡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그러나 고분양가에 흥행 성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인근 다른 개업중개사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있지만, 문제는 일반분양 주력인 전용 59㎡"라며 "6억~7억원대에 팔리는 바로 옆 기축 단지 동일 평형과 구조가 다르지 않다. 10걸음 옆에 있다는 이유로 3억원씩 더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개업중개사도 "역세권이긴 하지만, 근처에 시멘트 공장과 물류센터 등이 있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입지"라며 "평촌은 귀인중, 범계중, 평촌중, 대안여중 등 학군이 유명한데 이를 누릴 수 없다는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배 넘는 수익을 올린 조합원 입주권도 매물로 나올 예정"이라며 "비인기 타입은 무순위까지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업계에 따르면 아크로베스티뉴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 59㎡ 4억3800만원, 전용 84㎡ 5억9400만원 수준이었다. 아크로베스티뉴는 오는 1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일정에 돌입해 2025년 2월 입주할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