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마켓PRO] "단가 낮추고, 업종별로 대응"…'트럼프 시대' 채권 이렇게 투자해라 [류은혁의 채권 투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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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교과서 <12>

분석편, 채권 투자 전략
트럼프 재집권에 달라진 채권 투자

결국 금리 완만하게 하락…분할 매수 전략 필요
"美 국채 10년물, 최소 4.3% 이상서 분할 매수"

금리 5%까지 오른다 전망도…비중 축소할 때
회사채 업종별 차별화 뚜렷, 신용도 등 점검할 단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채권 투자전략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향후 금리가 연 5%까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단 우려와 분할 매수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란 분석이 나온다. 회사채 시장도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면서 수급 불균형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기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45%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 9월엔 3.6%대까지 떨어졌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치솟았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 부과와 대규모 감세는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분할 매수로 평균 매입 단가 낮춰야

미국 국채 투자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등 장기 채권은 금리 민감도가 높아 투자 시점을 분산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단 분석이 나온다. 시장금리가 상승할 때 장기채를 저렴하게 매수하는 기회로 삼으란 조언이다.

최근 시장 금리가 급등했으나 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김기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기준 4.5% 또는 그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좋은 매수 기회"라면서 "최소 4.3% 이상에서 분할 매수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금리 5%까지 상승할 수도…채권 비중 줄여야

여전히 따져야 할 경우의 수가 많은 터라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란 의견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블랙록이나 JP모건 체이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등 금융사들은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말 최고치인 5%까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국채 가격 계속 하락하면서 손실 폭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의 정책은 연방 재정 적자도 크게 늘릴 전망이어서 신규 국채 공급 증가와 이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이 계속 제기된다.

조선·방산 우호적, 철강은 부정적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 업종에만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회사채 시장에서 조선과 방산, 정유 업종은 우호적으로 판단했다. 석유화학과 자동차 업종은 중립, 2차전지와 철강 업종은 각각 비우호적,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전기차 관련 보조금과 장려 정책들이 폐지되거나 축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철강산업은 관세 인상 및 쿼터 축소 등 전통적인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둔화될 전망이다. 수출 마진이 감소하고 역내 공급 과잉에 중국 철강제품이 국내 유입까지 더해지며 수급 부담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화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을 확정하면서 트럼프가 공약한 정책의 이행 강도와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지금은 업종별 수혜 가능성과 신용등급 영향을 점검할 단계"라고 분석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