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천공항세관
사진=인천공항세관
인천공항세관이 국제 멸종위기종 코모도 왕도마뱀 등 외래생물 1800마리 이상을 밀수한 일당 1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속옷, 담뱃갑에 외래생물을 숨겨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인천공항세관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외래생물 밀수 특별단속'을 실시해 멸종위기종(CITES 1급) 코모도 왕도마뱀 등 19억 원 상당의 외래생물 1865마리를 밀수한 일당 14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도마뱀, 거북, 전갈 등 다양한 생물을 밀수했다. 그중에서는 CITES 1급 코모도왕도마뱀, 에메랄드트리보아(뱀) 등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희귀 외래생물도 있었다. 코모도 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대형 도마뱀이다. 현재 전 세계 개체 수 5000마리 이하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국내 수입된 적은 없다. 불법 반입이 확인된 것도 최초다.

이 일당은 2022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2년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하면서 외래생물을 운반책의 하의 속옷과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수십 회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범 A씨와 B씨는 외래생물 밀수입 전력이 있었다. 또 세관검사를 피하기 위해 공짜 해외여행을 미끼로 주변 지인들을 포섭해 외래생물 밀수 운반책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밀수한 동물들을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상에서 판매하거나 전문 파충류 가게에 판매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CITES1급 버마별거북의 경우 태국에서 약 30만원에 구매해 국내에서 40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모도왕도마뱀 촬영 사진./사진=인천공항세관
코모도왕도마뱀 촬영 사진./사진=인천공항세관
밀수 일당 중 C씨는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면서 코모도왕도마뱀을 전시 목적의 정상 수입 개체로 위장하기 위해 지방유역환경청에 수입 허가를 신청했다가 증빙 서류가 위조된 사실이 확인돼 신청이 반려되기도 했다.

인천공항세관은 특별단속 기간에 외래생물 밀수 전과자들과 우범여행자에 대한 분석 및 동태 관찰을 하던 중 지난 5월 30일 태국에서 입국하는 밀수 운반책을 검거하고 관련 공범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했다.

인천공항세관은 압수수색, 포렌식 분석, 계좌추적 등 추가적인 수사를 통해 밀수입 일당을 추적해 공범을 검거하고, 밀수해 보관하던 외래생물도 압수했다. 현재 압수된 야생동물은 관련 시설과 인력을 갖춘 국립생태원에서 보호하는 중이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외래생물을 밀수하는 행위는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앞으로도 세관은 외래생물의 불법 반입을 국경단계에서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