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국내에서 유행한 ‘네이버 밴드’가 미국에서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 밴드를 이용한 미국 이용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1세대 소셜미디어 중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가는 서비스는 네이버 밴드뿐이다.

한물 간 줄 알았던 네이버 밴드…SNS 본고장 미국서 승승장구
네이버는 지난달 밴드 서비스의 미국 월간활성이용자(MAU)가 604만 명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500만 명을 넘긴 뒤 1년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추가로 끌어들였다. 네이버 밴드의 전성기는 2010년대 초중반이었다. 국내에서 2012년 출시돼 동창회, 육아 모임 등에 주로 쓰였다. 이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밀려 조금씩 존재감이 옅어졌다.

국내에선 ‘한물간 SNS’로 불리는 네이버 밴드가 SNS 본고장 미국에서 살아남은 것은 틈새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서다. 네이버에 따르면 미국 내 활성 밴드의 65%가 학교와 스포츠 그룹이다. 중·고교 방과 후 클럽 활동 참가자들이 핵심 고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지사항, 일정 관리, 초대장, 라이브 등 그룹 커뮤니케이션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용자가 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화번호, 이메일, SNS 계정 등 개인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단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밴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엔 고객군이 더 다양해졌다. 올해 미국 식음료(F&B), 소매업, 병·의원 등 업무 그룹에서 밴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국내 이용자 수는 주춤하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네이버 밴드의 지난해 국내 월평균 이용자는 1924만 명이다. 2022년(1990만 명)보다 3.3% 줄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