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과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가 “영국은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동시에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무역 분쟁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BBC방송 등에 따르면 리브스 장관은 이날 맨션하우스 연설(연례 기조연설)에서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구조적 도전에 직면했다”며 “브렉시트를 철회하지는 않겠지만 EU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 역시 브렉시트로 인한 EU와의 무역장벽이 영국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와의 변화된 관계가 영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특히 그 영향은 상품 부문에서 더 크고, 이는 EU와의 관계 재건을 환영할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이 브렉시트 영향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지정학적 충격과 글로벌 경제 분열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영국 예산책임처는 브렉시트 때문에 향후 15년간 영국 생산량이 4%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리브스 장관은 “(보호무역이 아니라)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을 지지한다”고 언급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 적용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