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및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트럼프 쇼크'…"美 보조금 폐지"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인수팀이 미국 정부가 전기차 구입 시 제공하는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한 인수팀 회의가 대선 후 트럼프 당선인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등에서 여러 차례 열렸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임기 초반에 종료될 예정인 각종 세금 감면을 연장하기 위해선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해 수조달러를 절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회사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AMPC를 함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상원의 한 관계자는 “IRA 중 AMPC도 폐지 검토 대상”이라며 “제도의 혜택을 미국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주로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가 혜택을 보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와 달리 AMPC는 청정에너지 부품의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 등에 주는 세액공제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은 미국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할 때 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하면 추가로 ㎾h당 10달러를 세액공제받고 있다.

미국발 악재가 전해지자 15일 국내 배터리 회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09%, SK이노베이션(SK온 모회사)은 6.43%, 삼성SDI는 6.81% 내렸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15일 대만 TSMC에 반도체 지원금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처음으로 기업에 보조금이 지원된 사례다. 트럼프 당선인이 칩스법을 폐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대비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김세민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