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최근 시장을 이끌던 '트럼프 트레이드'의 차익 실현 욕구와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불확실성 등이 뒤섞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1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5.87포인트(0.70%) 내린 43,444.9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55포인트(1.32%) 떨어진 5,870.62, 나스닥종합지수는 427.53포인트(2.24%) 급락한 18,680.12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데다 연준의 정책 경로가 불확실해졌다는 불안감 등이 뒤섞이면서 증시가 급락한 모습이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이 촉발한 정책 불확실성 여진은 이날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에 연준 의사들도 신중론에 동참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치우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미리 정해진 경로 위에 있지 않으므로 데이터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2~18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보이는 한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낮을 것"이라면서도 "중립 금리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못한다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도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42% 부근을 형성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무렵 27.8%와 비교하면 14%포인트나 뛴 것이다.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 인하 폭이 25bp에 그칠 것이라는 베팅도 전날 마감 때의 17.7%에서 20.2%까지 올랐다. 최대 50bp 이하일 것으로 보는 확률은 55%에 이르렀다.

거대 기술기업 7곳 중 테슬라만 3% 넘게 올랐을 뿐 모두 하락했다. 아마존과 메타플랫폼스는 4% 넘게 떨어졌다. 알파벳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2% 안팎으로 밀렸다. 엔비디아는 3.26% 떨어지면서 시총 1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잇따라 급락하면서 시장 흐름에 휩쓸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2% 급락하며 트럼프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모두 하락했다. TSMC(-1.32%), 브로드컴(-3.25%), ASML(-4.95%), AMD(-2.84%), 퀄컴(-2.12%) 등 낙폭도 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9%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가 미국 민주당의 상징이던 케네디 가문 출신 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의료 및 제약 관련주들도 무더기로 하락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회의론자인 동시 연방정부 산하 보건 기관들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과 부동산, 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임의소비재와 의료 제약, 통신서비스는 1% 이상 내렸고 기술업종은 2% 넘게 급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83포인트(12.79%) 오른 16.14를 기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