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 속 미세플라스틱 "첫방울은 버려야"
미세플라스틱이 인공눈물을 통해 눈으로 침투할 수 있다는 보고가 국내에서 나왔다.

고대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 연구팀이 국내 시판 중인 히알루론산 성분의 인공눈물 5개 제품(다회용 2개, 일회용 3개)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대부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5개 인공눈물 제품을 개봉한 후 처음 나오는 한 방울의 액체와 나머지 남은 액체의 미세플라스틱 수준을 측정했다.

맨 첫 방울에서는 5개 중 4개 제품에서 30mL당 평균 0.5개의 비율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남아 있는 인공눈물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30mL당 평균 0.74개가 나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인공눈물을 통해 눈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안구 조직에 남아있을 뿐 아니라 결막 혈관이나 비강, 눈물샘 등의 경로로 전신에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10㎛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호흡기, 생식기관과 뇌를 관통해 1시간 이내에 몸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공눈물을 넣는 플라스틱 용기가 열과 압력에 약해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될 수 있다며 인공눈물 제품의 마개를 거꾸로 따서 두 방울 이상을 버리고 쓸 것을 제안했다.

인공눈물 첫 방울은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많아 이를 1년 동안 점안할 경우 대략 73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인공눈물 두 방울을 버리고 쓰면 이런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연간 204.4개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 이 연구에서 인공눈물을 거꾸로 딴 후 처음 두 방울을 버리자 미세플라스틱 검출률이 30mL당 0.14개 수준으로 떨어졌고, 인공눈물 절반을 버리고 난 후에는 5개 제품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 인공눈물 속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보건당국이 마련한 별도의 안전 가이드라인은 없다.

식약처는 2021년에 마련한 '일회용 점안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용기를 딸 때 생기는 파편 제거를 위해 처음 한두 방울은 버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도 이 기준대로 하면 된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김동현 교수는 "한국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액을 처방받은 안구건조증 환자가 2021년 792만여명으로 5년 동안 6.7% 증가했다"면서 "치료 기간을 넘겨 인공눈물을 장기간 오용하면 미세플라스틱 노출로 인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병원은 무분별한 처방을 삼가고, 환자는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