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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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400선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직전 거래일인 15일 장중 한때 지수가 2400선이 붕괴됐던 만큼 이번 주(11월18~22일) 지수가 2300선까지 밀려날지 투자자들 고심이 깊다. 다만 15일 장 마감 후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 매입 소식이 전해진 점은 증시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흐름 범위를 2350~2500선으로 전망했다. 직전 거래일 15일 코스피 종가는 2416.86이다.

지난주는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됐고 장중 기준으로는 2400선마저 무너지는 등 증시가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데다 삼성전자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계기로 외국인 매도세가 급증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7117억원, 819억원 매도 우위이고 개인만 1조5822억원 매수 우위다.

다만 이번 주는 증시가 '과매도' 상태라는 일부 증권가 분석을 바탕으로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스피 가격이 매력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과도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스피200 기업실적은 특별히 나쁘지 않았다.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3% 감소하기는 했지만 순이익은 1.7%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과매도 상태인 만큼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관점에서 2400선은 낙폭 과대 영역"이라며 "삼성전자 주가의 최근 낙폭은 과거 경쟁력 악화 수준을 넘어 시장 도태 우려까지 선반영한 수준으로 보인다. 불안심리를 덜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총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한 점도 기대를 높인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2017년(9조3000억원 규모)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주가가 '4만전자'를 찍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 방어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위험(리스크), 미국 고금리 환경 지속 등의 부담 요인도 팽배한 상황이다. 23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20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란 점도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책 관련 변수가 특히 부담이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 내각 인선이 빠르게 정해지고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대비 정책 드라이브가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 짙은 가운데, 미국 정계에선 '내각의 대통령 견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런 인선을 지켜보면서 주식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주식시장의 낙폭이 컸고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한 모습을 보여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이 실제로 줄어들 시기는 내년 1월20일 취임식 이후로 보여진다"고 짚었다. 그는 "관세 적용 시점이 정해지고, 이와 관련한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 조치가 드러나면 오히려 극단적인 불안감은 줄어들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업종 위주의 대응을 권했다. 방산과 조선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 관련 분야와 엔터, 제약·바이오 등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 등이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일정으로는 미국 10월 소매판매(15일), 미국 10월 산업생산(15일),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19일), 미국 10월 콘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22일), 미국 11월 미시간대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23일) 등이 예정돼 있다. 또 월마트와 엔비디아가 각각 19일과 20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