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니들, 미용 캐시카우…질병 분야 확장성 블루오션”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침)은 뷰티산업뿐만 아니라 의약품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기술입니다.”

마이크로니들학회는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에비슨관에서 개최한 창립총회 및 제1회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로니들학회는 학계와 의료계, 산업계, 규제기관이 모여 창립했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발전과 응용을 탐구, 공유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마이크로니들은 상처가 났을 때 붙이는 습윤밴드와 비슷하다. 차이점은 접착 밴드에 미세바늘 형태의 약물이 붙여져 있다. 패치제를 붙이면 미세바늘 형태의 약물은 시간이 흐른 후 피부에 흡수된다. 치료제, 백신, 화장품 등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라파스, 쿼드메디슨, 주빅, 대웅테라퓨틱스, 큐티스, 더마젝, LG생활건강, 티엔엘, 스몰랩 등이 마이크로니들과 관련된 다양한 개발을 하고 있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주소경 스몰랩 연구소장은 마이크로니들의 미용 산업 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주 소장은 “피부에 세럼을 직접 발랐을 경우와 마이크로니들로 세럼을 전달했을 때 효능이 최대 1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여드름, 피부 밝기, 탄력, 리프팅, 모공 크기, 눈가 주름, 팔자 주름 등 임상에서 모두 마이크로니들 화장품이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용 분야는 마이크로니들 회사의 이윤을 창출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라파스 역시 플랫폼 기술 기반의 안정적인 전문의약품 연구개발(R&D)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화장품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매용 분야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 소장은 “마이크로니들 개발사들이 우선적으로 빠른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화장품 시장을 많이 진출하고 있다”며 “다만 화장품과 전문의약품은 완전히 분리된 게 아니며, 연구하는 것들이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박중원 연세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 천식 센터장)는 마이크로니들의 알레르기 면역 치료제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박 교수는 “비임상에서 집먼지 알레르기, 밀가루 알레르기 등에 일반적인 치료제 투약 방식과 마이크로니들 전달 방식을 비교한 결과, 마이크로니들이 10분의 1 용량으로도 동일한 효능을 낸다”며 “특히 가장 알레르기에서 중요한 지표인 IL-4, IL-5, IL-13이 마이크로니들에서 확연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라파스가 마이크로니들 알레르기 면역치료제 DF19001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총 54명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을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DF19001의 임상 1상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밖에 쿼드메디슨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QMV-24KRP은 B형 간염 백신 마이크로니들 패치이다. 쿼드메디슨이 개발하고 국제백신연구소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니들 타입의 백신은 콜드체인 보급이 어려운 저소득 국가에서도 B형 간염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