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흩어진 韓 발레의 별들, 1월에 서울서 모여요"
“세계를 누비는 훌륭한 제자들과 함께 우리 발레의 실력을 알리고 싶어 이번 공연을 마련했어요.”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구실에서 김선희 교수(65·사진)를 만났다. 그는 1996년 한예종 무용원 창립 후 학교에 몸담으며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발레 영재를 길러냈다. 내년이면 어느덧 정년 퇴임. 그는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특급 제자를 한데 모아 내년 1월 서울에서 공연을 연다. 김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 발레는 다른 예술 분야보다 압축적으로 성장해 엄청난 아웃풋(결과)을 냈다”며 “발레라는 예술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도 이번 공연을 계기로 논의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대에 서는 면면은 화려하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로열발레단 솔리스트 전준혁,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박선미 등 40여 명이 모인다. 20만원의 티켓값에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R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김 교수는 지난여름 제자들이 속한 발레단 예술감독들에게 일일이 서신을 띄웠다. 그는 “보석 같은 무용수를 잠시 서울로 초청해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간청했다”며 웃었다. 전년도 8월 말부터 당해년 6월까지 공연의 한 시즌이 이어지기에 1월은 시즌의 한가운데다. 연말 공연이 지나 한숨을 돌리며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시기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제자가 ‘단장님이 허락했어요. 꼭 갈게요’라더군요. 심지어 몇몇 발레단 예술단장님은 공연을 보러 서울에 오지요.”

내년 1월 11~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발레의 별빛’이란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네오클래식(토슈즈를 신는 현대 발레) 컨템퍼러리, 창작물 등 20개로 구성됐다. 박세은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완과 함께 조지 발란신의 ‘주얼스’ 가운데 다이아몬드 파드되를 보여준다. 최영규와 박선미는 한예종 후배들과 함께 발란신의 ‘테마&바리에이션’을 공연하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은 한국 창작발레 ‘미리내길’을 무대에서 보여준다.

김 교수는 이제 학교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계획 중이다. 유명 발레단장, 예술감독, 무용 잡지 등 발레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를 모아 ‘서울발레포럼’을 열겠다는 것. 발레 워크숍과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목적으로 마련한 포럼은 이르면 내년 10월 열린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