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
“코스알엑스가 보유한 인디 브랜드의 성공 DNA와 아모레의 강점을 결합해 강력할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코스알엑스 지분 인수 이후 사업 방향 등을 교류하며 인디 브랜드의 상품 개발 속도와 민첩한 시장 대응 능력 등 많은 것을 배웠고 내재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특히 “아모레는 기존 뷰티 1등 브랜드이고, 코스알엑스는 K뷰티 인디 브랜드의 맏형”이라며 “1등끼리 힘을 합쳐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아모레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코스알엑스 지분 96%를 인수,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김 사장은 시너지 사례로 지난 9월 출시한 다이소 전용 초저가 제품인 ‘미모 바이 마몽드’를 들었다. 그는 “신상품을 만들자는 의사 결정부터 출시까지 단 5개월이 걸렸다”며 “기존 일하는 방식으로는 상상도 못 했을 속도”라고 설명했다.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법인장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법인장
아모레는 코스알엑스의 기민성에 온·오프라인 채널 대응력, 고기능 화장품 처방·생산 역량, 유통사와의 협업 등 인디 브랜드가 단기간에 확보하기 힘든 아모레의 역량을 더해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아모레는 최근 주력 시장은 중국에서 미국 유럽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 사장은 “미국은 전 세계 뷰티 트렌드가 시작되는 곳”이라며 “미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확장의 발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 북미’로는 유럽을 꼽았다. 그는 “최근 영국법인을 설립했는데 단기간에 성장이 폭발적”이라며 “동유럽, 북유럽 등 지역뿐만 아니라 브랜드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와 유럽 매출이 전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에서 올해 3분기 40%로 높아졌다.

김 사장은 새로운 브랜드 인수 계획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북미, 유럽시장에서 아모레가 강점을 가진 기초화장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법인장은 K뷰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발렌티니 법인장은 세계적 화장품 기업인 유니레버와 로레알을 거쳐 5월 아모레에 합류했다. 그는 “K뷰티가 수분기 연속 미국에서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초기 K뷰티 웨이브 땐 특이한 제형 등을 내세운 특정 아이템이 히트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토너, 선크림, 마스크 등 주요 카테고리 판매 순위 상위에 지속적으로 랭크되는 등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K뷰티의 강점으로는 “민첩한 시장 대응 속도와 경쟁력 있는 화장품 연구개발생산 업체, 소비자 중심의 혁신”이라며 “SNS에서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해 제품과 마케팅에 반영하는 전략이 탁월하다”고 했다.

기초 분야에선 3년 내 미국 시장 톱3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발렌티니 법인장은 “북미 고급 기초화장품 시장에서 아모레가 6위인데 2027년까지 톱3에 드는 게 목표”라며 “현재 6개 브랜드를 10개로 늘리고, 세포라 등과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