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3차 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뉴스1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3차 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뉴스1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의 정적 제거에 부역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 대표 관련 사건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한 민주당이 이번엔 사법부 판단까지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이후 공격 대상을 사법부로 잡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법 촉구’ 집회에서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이라며 “검찰독재정권의 정적 제거에 부역하는 정치 판결”이라고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민심의 법정에서, 역사의 법정에서 이재명은 무죄”라며 판결 결과에 불복하는 발언도 했다.

이 대표는 유력 정치인이 의례적으로 내놓는 ‘사법부 판단 존중’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이는 선고 직후 민주당이 조승래 수석대변인 명의로 내놓은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공식 논평과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역시 “이번 판결은 정치검찰이 조작한 기소 내용을 근거로 삼았기 때문에 전제부터 잘못된 판단”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치졸한 공작에 야합한 정치 판결”이라고 판결 결과를 부정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과도한 재판부 공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판사 탄핵’ 주장에 “일부 과격하고 당 차원에서 논의되지 못한 발언이 있다”며 “사실과 법적 근거에 기초해 법적 대응한다는 게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장외 집회에 대해 ‘김건희 특검 촉구 집회’가 아니라 ‘이재명 방탄 집회’라며 비판하고 있다. 야권의 장외 집회 동력을 최대한 약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SNS에 “형사 피고인(이 대표)이 담당 판사를 겁박하는 것은 단순히 반성하지 않는 차원을 넘어선 최악의 양형 가중 사유”라고 썼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