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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소멸로 고심하는 지방이 일자리 창출과 생활인구 늘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농업·농촌 관련 정책 개선이 활발하다. 각종 규제를 풀어 농업을 활성화하거나 농촌 토지를 다양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식이다. 지역 인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산업단지에 스마트팜이”
앞으로 수직농장도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수직농장은 작물 재배용 선반을 건축물처럼 쌓아 올린 시설이다. 스마트팜의 일종으로 농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온도와 습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 농작물 생산시설이 산업단지 입주 자격을 얻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제조업, 지식산업 등의 업종만이 산업단지 입주 대상이었다. 수직농장은 산업 중 농업에 해당해 입주가 허용되지 않았다.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팜이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는 입지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산업단지라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수직농장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연관 산업이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고용 창출까지 이뤄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익산 지역 경제 활성화될까
업계는 그간 산업단지를 활용한 수직농장 사업모델을 정부와 협의해왔다. 물류와 에너지 효율화 측면에서 타 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어서다. 가령 수직농장에서 고품질의 원료 및 소재 작물을 생산하고, 인접한 공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제품을 제조하는 식이다.산업단지 업종 규제가 풀리며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입주 및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게 국토교통부 측 설명이다. 왕궁면 흥암리 일대 조성된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는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1단계 사업(232만㎡)은 2009년 착공해 2017년 준공
됐다. 지난해 3월 국가산업단지 후보 지역으로 선정되며 2단계 사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왕국면 동촌리, 흥암리 등에 걸쳐 207만㎡ 규모로 추진된다. 3855억원을 투입해 푸드테크 등 신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일대 복합용지와 주거용지를 확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왕궁면에는 아파트(30가구 이상 기준)가 1개 단지뿐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A1블록에 들어선 ‘익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는 지난해 입주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2층, 11개 동, 674가구 규모다. 익산 최초의 푸르지오 브랜드 아파트다.
익산은 왕궁면 인근 모현동(29개), 부송·영등동(24개), 동산동(23개)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가 많다. 올 상반기에는 HDC현대산업개발에서 부송동 부송4지구에 ‘익산 부송 아이파크’(511가구)를 공급했다. 두산건설은 동산동에 ‘익산 두산위브 트레지움’(591가구) 분양을 계획 중이다.
정주인구 대신 생활인구 늘려야
일자리뿐 아니라 지방을 오가는 생활인구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생활인구는 지난해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도입된 개념이다. 기존 거주인구를 포함해 근무, 관광, 휴양 등으로 해당 지역에 방문해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르는 사람을 일컫는다.다음달부터 농지에서 ‘농촌체류형 쉼터’를 사용할 수 있다. 농촌체류형 쉼터는 농지에 설치하는 임시 숙소다. 농막과 달리 숙식이 가능하고 면적도 1.6배가량 크다. 농촌지역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1층에 연면적 33㎡ 규모로 설치할 수 있다. 당초 사용기한이 최장 12년까지 제한됐지만,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12년 후에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주차장도 설치할 수 있다.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라 양도소득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에서 자유롭다. 면적, 입지 조건 등이 맞는 기존 농막은 쉼터로 전환할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농촌에 주거 시설을 마련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정부는 농촌체류형 쉼터를 통해 주말·체험 농장 등 외부 인구 유입을 늘리고, 귀농·귀촌 수요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