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실리콘투, 살짝 밑돈 실적에 주가 와르르…美에 웃고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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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예상치 5%가량 밑돌아
주가 와르르…트럼프 당선인 눈치까지
美 비중 높아 주가 올랐지만, 관세 우려 불거져
과도했던 3분기 실적 기대치…한 때 500억 전망도 올해 잘 나가던 화장품 섹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가 예상치를 살짝 밑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는 20% 넘게 급락했습니다.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죠. 관세 폭탄을 앞세워 자국 보호무역에 열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은 미국 현지에서 인기몰이 중인 K뷰티 수출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줄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투는 지난 15일 0.71% 내린 2만8050원에 장을 끝냈습니다. 이틀 연속 주가가 내리며 23.1% 급락했습니다. 지난해 말 7000원대에서 맴돌던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수출 테마로 주목받으며 4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죠. 지난 6월 장중엔 5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실리콘투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9% 증가한 1867억원, 영업이익은 181.6% 증가해 4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장 기대치를 각각 10%, 5.6% 밑돌았죠. 실리콘투 주가가 출렁이자 화장품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리콘투는 온라인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400개에 육박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100개 이상의 국가에 도·소매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온라인 플랫폼은 일본, 러시아 등 각 나라에 맞는 스핀오프 사이트를 개설하며 현지 맞춤형 전략을 구사합니다. 특히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폴란드에 물류 창고를 보유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공을 들인 유통망은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 인디 브랜드에 먹혀들었습니다. 브랜드사는 제품 브랜드에만 공들이고 나머지 법인 설립, 통관, 물류·영업망을 비롯한 해외 시장 개척에 들어가는 비용 일체를 실리콘투에 맡기면 되는 셈이죠.
실리콘투는 기업을 상대로 한 도매 매출을 뜻하는 CA(Corporate Account)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합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4462억원)의 86%가 CA에서 나왔습니다. 기업 고객은 실리콘투의 도매 사이트에서 100개국 이상 수요처의 실시간 재고와 주문배송 확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투는 기존 브랜드 확장과 신규 브랜드 성장을 위한 로컬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제품 추천과 큐레이션을 통해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으로 평가됩니다.
실리콘투가 그간 미국 시장에 집중한 덕에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최근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달러 기조로 인해 수출 제품에 대한 제품가격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원·부자재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단 분석이죠. 또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 화장품 업계엔 엄청난 부담이 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당시 수입품에 10% 보편관세 부과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기초 화장품과 식품 등은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10%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미국 뷰티 시장은 국내 중저가 브랜드가 주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관세 이슈는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실리콘투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500억원으로 추정하는 전문가도 일부 있었습니다.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의 쇼핑 행사가 다양한 만큼 외형 확대가 크게 늘 것이란 이유를 내세웠죠. 정작 실리콘투 실적이 발표된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으로 실리콘투(465억원 순매도)가 꼽혔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3분기 영업익, 예상치 5%가량 밑돌아
주가 와르르…트럼프 당선인 눈치까지
美 비중 높아 주가 올랐지만, 관세 우려 불거져
과도했던 3분기 실적 기대치…한 때 500억 전망도 올해 잘 나가던 화장품 섹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가 예상치를 살짝 밑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는 20% 넘게 급락했습니다.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죠. 관세 폭탄을 앞세워 자국 보호무역에 열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은 미국 현지에서 인기몰이 중인 K뷰티 수출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줄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투는 지난 15일 0.71% 내린 2만8050원에 장을 끝냈습니다. 이틀 연속 주가가 내리며 23.1% 급락했습니다. 지난해 말 7000원대에서 맴돌던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수출 테마로 주목받으며 4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죠. 지난 6월 장중엔 5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예상치 살짝 밑돌았는데…주가 23% 넘게 급락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급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더라도 주가 하락 폭이 크단 이유에서죠. 실리콘투에 투자했던 한 자문사 대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이렇게나 주가에 영향을 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실리콘투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9% 증가한 1867억원, 영업이익은 181.6% 증가해 4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장 기대치를 각각 10%, 5.6% 밑돌았죠. 실리콘투 주가가 출렁이자 화장품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리콘투는 온라인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400개에 육박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100개 이상의 국가에 도·소매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온라인 플랫폼은 일본, 러시아 등 각 나라에 맞는 스핀오프 사이트를 개설하며 현지 맞춤형 전략을 구사합니다. 특히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폴란드에 물류 창고를 보유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공을 들인 유통망은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 인디 브랜드에 먹혀들었습니다. 브랜드사는 제품 브랜드에만 공들이고 나머지 법인 설립, 통관, 물류·영업망을 비롯한 해외 시장 개척에 들어가는 비용 일체를 실리콘투에 맡기면 되는 셈이죠.
실리콘투는 기업을 상대로 한 도매 매출을 뜻하는 CA(Corporate Account)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합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4462억원)의 86%가 CA에서 나왔습니다. 기업 고객은 실리콘투의 도매 사이트에서 100개국 이상 수요처의 실시간 재고와 주문배송 확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투는 기존 브랜드 확장과 신규 브랜드 성장을 위한 로컬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제품 추천과 큐레이션을 통해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으로 평가됩니다.
실리콘투 실적 부진…화장품株 투심 위축으로
하지만 실리콘투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것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판매량도 주춤했단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3분기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 비중은 93%가 넘습니다. 미국이 33%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뒤를 폴란드(9.5%) 아랍에미리트(4.8%), 네덜란드(4.3%), 인도네시아(3.6%) 순으로 나타났죠. 국내 비중은 6.5%로 집계됐습니다.실리콘투가 그간 미국 시장에 집중한 덕에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최근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달러 기조로 인해 수출 제품에 대한 제품가격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원·부자재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단 분석이죠. 또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 화장품 업계엔 엄청난 부담이 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당시 수입품에 10% 보편관세 부과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기초 화장품과 식품 등은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10%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미국 뷰티 시장은 국내 중저가 브랜드가 주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관세 이슈는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했던 3분기 실적 기대치
이번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시장의 기대치가 과하게 높았단 점도 하락 원인으로 꼽힙니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실리콘투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노리고 투자를 늘렸단 이야기도 들립니다.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실리콘투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500억원으로 추정하는 전문가도 일부 있었습니다.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의 쇼핑 행사가 다양한 만큼 외형 확대가 크게 늘 것이란 이유를 내세웠죠. 정작 실리콘투 실적이 발표된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으로 실리콘투(465억원 순매도)가 꼽혔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