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선 넘네"...트럼프 측근들 '경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차기 행정부 구성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며 일부 트럼프 참모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핵심 내각 자리를 두고 자기 주장을 공개적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를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와 함께 재무부 장관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머스크는 베센트에 대해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business-as-usual choice)이 될 것이라며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은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기에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변 인사들이 머스크가 새 행정부의 인사와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자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고 심지어 두려워하고 있으며 머스크이 러트닉을 지지한 것이 이런 상황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선거 기간 머스크의 재정적, 정치적 후원에 고마워했지만 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트럼프 후원자들을 짜증 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주변 인사 몇 명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무 장관 결정을 앞두고 머스크가 자기가 선호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밀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를 만들어 머스크를 수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통 행정부에서 보직을 맡게 되는 인사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 결정을 발표하기 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머스크의 공개 지지는 트럼프 당선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 당직자들과 접촉하는 한 인사는 머스크의 발언이 그가 "공동 대통령"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그가 자신의 새로운 역할에서 선을 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선거에 1억달러를 넘게 지원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계속 곁에 머물며 외국 정상과 함께 통화를 하고 정권 인수팀 회의에 참석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골프장에서 트럼프 손주들과도 함께 하는 등 최측근으로 올라섰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과 러트닉과 함께 전날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대회를 관람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관세를 인하 결정 내용의 게시글에 "좋은 행동이다"(Good move)라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 공약을 내세운 와중에 관세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 또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