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효과팀 막내 때는 하루 종일 살수차로 비만 뿌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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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서 노량, 승리호, 스위트홈까지…1000편의 특수효과
[인터뷰] 도광섭
DNDLINE - SFX Studio
대한민국 방송 영상 콘텐츠 '특수효과 전문 기업'
[인터뷰] 도광섭
DNDLINE - SFX Studio
대한민국 방송 영상 콘텐츠 '특수효과 전문 기업'
<파묘>(장재현)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했던 도깨비 불, <노량>(김한민)의 압도적인 해상 전투, <승리호>(조성희)의 혁신적인 우주 시퀜스 그리고 <스위트 홈>의 광활한 디스토피아는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특수효과 (SFX)팀, ‘디앤디라인’의 창조물이다.
한국영화산업의 성장 만큼이나 한국영화의 특수효과는 해가 다르게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지난 30년간 꾸준히 진화해 온 한국의 특수효과 이야기를 디앤디라인의 도광섭 대표를 통해 들었다. ▷ 일단 한국영화에서(혹은 드라마에서) 특수효과가 쓰이는 부분, 다시 말해 특수효과의 범위와 정의가 좀 필요할 것 같다.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특수효과고, 어디부터가 특수분장, 특수소품이나 CGI가 관여하게 되는지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맞다. 일반적으로는 모든 요소가 함께 협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 특수효과의 시작이라 하면 기후에 관련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초기에는 비나 눈이 내리는 것, 그리고 바람이 부는 것을 만드는 것이 특수효과의 주류를 이루었다.
현재는 실사로 구현하기 힘든 장면 모두에 특수효과가 관여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 홈>을 예를 든다면 괴물이 도시를 파괴하고 부수는 것, 그런 장면에서 차나 건물이 날아가는 것 등을 특수효과 팀이 처음부터 설계하고 구상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일반적으로 그러한 작업 구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시나리오를 받으면 일단 특수효과팀에서 먼저 어떤 부분이 특수효과가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를 하게 되는 것인가?
양쪽에서 동시에 파악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도 시나리오를 받으면 특수효과가 필요한 곳을 검토하고 연출쪽에서도 동시에 요구할 곳을 파악할 것이다. 그런 다음 회의를 거쳐 서로 합의점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일반적으로는 특효팀이 연출팀보다는 세세하게 전문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잡아 낼 수 있어서 그런 것들이 많이 반영되는 편이다.
▷ 일반적으로 특수효과가 쓰인 장면은 CG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CG 팀과의 협업도 필요할 텐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스케일이 큰 장면 같은 경우엔 필요한 기술 스텝들이 모두 모여서 콘티 작업을 함께 한다. 그리고 특수효과로 끝날 수 있는 장면인지 아니면 CG가 필요할 건지의 대해서도 같이 결정할 때도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Pre-visual(프리 비쥬얼)이라고 해서 미리 영상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한다. 그런 다음 서로 가능한 것들을 결정하고 분업/협업해서 최대한 구현 가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최근 한국영화나 드라마의 특수효과를 보고 있으면 그 발전이 매 해 눈에 띌 정도로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특수효과는 세계적인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할리우드를 기준으로 한다면 장비 같은 부분이 훨씬 다양하고 뛰어나긴 하다. 그러나 기술적인 수준을 본다면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한국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 물론 각자 강점들이 달라서 할리우드가 나은 점도 있고, 한국이 더 잘하는 부분도 있다. 전반적으로 실력으로만 보면 비슷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DnDLINe SFX - [MBC-수사반장1958 (Chief Detective 1958)] 메이킹 영상
▷ 한국의 특수효과가 많이 발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는가.
군대 동기의 추천으로 뮤지컬 공연의 특수효과팀에 들어갔고, 이후에 드라마 특수효과 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살수차 한 대로 시작한 일이었다. 초반에는 비 뿌리는 일만 한 것이다(웃음). 그럼에도 워낙 비 오는 장면을 거의 독점으로 했기 때문에 일이 꽤 많았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장비도 늘리고, 인맥도 확장하면서 서서히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 같다.
▷ 디앤디라인이라는 본인의 회사가 2003년에 만들어졌다. 한국영화의 황금기에 회사가 설립된 것이다. 당시 참여했던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회사 설립 초기에 했던 작품이다. CG는 할리우드의 업체가 담당했고, 특수효과는 우리가 맡았다. 당시에는 한국의 기술이 괴물을 구현할 수준이 안되었던 것 같다. 지금 부대표로 있는 친동생이 맡았던 작품인데 지금 생각하면 어린 친구에게 그렇게 큰 작품을 맡겼다는 건 굉장한 모험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잘 해냈고 인정을 받았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괴물이 한강에서 나타나는 시퀀스다. 한강에 괴물이 빠지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큰 드럼통을 만들어서 실제로 떨어뜨려보기도 하고,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시도를 했다. ▷ 최근 만들어지는 드라마와 영화의 장르적 경향 (Sci-fi, 판타지, 재난, 디스토피아 등)을 보면 점점 더 특수효과가 증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그렇다. 장르물이 증가하면서 특수효과가 필요한 부분이 점점 더 증가하고, 다양해졌다. 따라서 아까 언급했던 특효와 CG 의 경계 같은 것도 점점 복잡해지고 모호해진 것 도 사실이지만 전문화 되었다.
▷ 최근에 했던 작품들 중 가장 힘들었거나 인상적인 작품이 있는지.
넷플릭스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작품이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였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16부작 드라마인데 대부분이 우주씬이다. 1년 넘게 스탭들이 장비를 만들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성해 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종류의 스페이스 드라마는 유영(무중력 상태에서 떠 있는)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는 중이라 어렵지만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 한국의 특수효과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언급했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지.
카 체이싱(차 주적)씬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다. 사실 이런 부분도 한국이 기술적으로 밀린 다기 보다 장면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조건에 있어서 한국은 제약이 많아서 생기는 경우다. 지형도 미국보다 좁고 작은데다가 속도 제한이나 로케이션 자체의 제약이 많아서 한국영화의 카 체이싱 씬이 스케일 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매력적인 분야다. 다만 이 일을 꿈꾸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전공이나 교육과정이 없는 것이 아쉽다. 주로 어떤 전공이 도움이 되는가? 기계공학과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웃음).
기계공학과 전공이라면 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그럼에도 사실 특수효과를 배울 수 있는 전공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무언가 가르쳐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매뉴얼을 갖춘 연극영화과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 특수효과 기술의 수준과는 별개로 대중의 이해가 낮은 것도 사실이기에 이런 부분은 우리 회사에서도 전문인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매뉴얼이나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다. 좋은 체력도 필수다 (웃음). ▷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해서 거의 1000편에 가까운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이 분야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다 이룬 것 아닌가.
절대 그렇지 않다(웃음). 지금도 다양한 것들을 구현해 낼 수는 있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한국영화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장면, 설정, 기술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이다. 특수효과는 더 이상 영화의 리얼리즘을 더하는 보조적인 기술이 아니다. 특수효과는 그 만의 비전과 미학으로 하나의 독보적인 영역이 되었다. 탐 거닝이 언급 했듯, 태초의 영화는 ‘the cinema of attraction (어트랙션 시네마)’ㅡ 즉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시각매체로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120년이 흐른 지금도 어쩌면 영화는 같은 전제를 따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공간과 차원을 넘나드는 이미지, 그 안의 인간들을 관람하는 것 만큼 신나는 일이 있을까. 앞으로 이들의 손에서 만들어질 영화들은 어떤 한계를 넘어 설지 벌써부터 기대 충만하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한국영화산업의 성장 만큼이나 한국영화의 특수효과는 해가 다르게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지난 30년간 꾸준히 진화해 온 한국의 특수효과 이야기를 디앤디라인의 도광섭 대표를 통해 들었다. ▷ 일단 한국영화에서(혹은 드라마에서) 특수효과가 쓰이는 부분, 다시 말해 특수효과의 범위와 정의가 좀 필요할 것 같다.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특수효과고, 어디부터가 특수분장, 특수소품이나 CGI가 관여하게 되는지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맞다. 일반적으로는 모든 요소가 함께 협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 특수효과의 시작이라 하면 기후에 관련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초기에는 비나 눈이 내리는 것, 그리고 바람이 부는 것을 만드는 것이 특수효과의 주류를 이루었다.
현재는 실사로 구현하기 힘든 장면 모두에 특수효과가 관여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 홈>을 예를 든다면 괴물이 도시를 파괴하고 부수는 것, 그런 장면에서 차나 건물이 날아가는 것 등을 특수효과 팀이 처음부터 설계하고 구상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일반적으로 그러한 작업 구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시나리오를 받으면 일단 특수효과팀에서 먼저 어떤 부분이 특수효과가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를 하게 되는 것인가?
양쪽에서 동시에 파악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도 시나리오를 받으면 특수효과가 필요한 곳을 검토하고 연출쪽에서도 동시에 요구할 곳을 파악할 것이다. 그런 다음 회의를 거쳐 서로 합의점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일반적으로는 특효팀이 연출팀보다는 세세하게 전문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잡아 낼 수 있어서 그런 것들이 많이 반영되는 편이다.
▷ 일반적으로 특수효과가 쓰인 장면은 CG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CG 팀과의 협업도 필요할 텐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스케일이 큰 장면 같은 경우엔 필요한 기술 스텝들이 모두 모여서 콘티 작업을 함께 한다. 그리고 특수효과로 끝날 수 있는 장면인지 아니면 CG가 필요할 건지의 대해서도 같이 결정할 때도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Pre-visual(프리 비쥬얼)이라고 해서 미리 영상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한다. 그런 다음 서로 가능한 것들을 결정하고 분업/협업해서 최대한 구현 가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최근 한국영화나 드라마의 특수효과를 보고 있으면 그 발전이 매 해 눈에 띌 정도로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특수효과는 세계적인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할리우드를 기준으로 한다면 장비 같은 부분이 훨씬 다양하고 뛰어나긴 하다. 그러나 기술적인 수준을 본다면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한국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 물론 각자 강점들이 달라서 할리우드가 나은 점도 있고, 한국이 더 잘하는 부분도 있다. 전반적으로 실력으로만 보면 비슷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DnDLINe SFX - [MBC-수사반장1958 (Chief Detective 1958)] 메이킹 영상
▷ 한국의 특수효과가 많이 발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언제,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는가.
군대 동기의 추천으로 뮤지컬 공연의 특수효과팀에 들어갔고, 이후에 드라마 특수효과 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살수차 한 대로 시작한 일이었다. 초반에는 비 뿌리는 일만 한 것이다(웃음). 그럼에도 워낙 비 오는 장면을 거의 독점으로 했기 때문에 일이 꽤 많았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장비도 늘리고, 인맥도 확장하면서 서서히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 같다.
▷ 디앤디라인이라는 본인의 회사가 2003년에 만들어졌다. 한국영화의 황금기에 회사가 설립된 것이다. 당시 참여했던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회사 설립 초기에 했던 작품이다. CG는 할리우드의 업체가 담당했고, 특수효과는 우리가 맡았다. 당시에는 한국의 기술이 괴물을 구현할 수준이 안되었던 것 같다. 지금 부대표로 있는 친동생이 맡았던 작품인데 지금 생각하면 어린 친구에게 그렇게 큰 작품을 맡겼다는 건 굉장한 모험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잘 해냈고 인정을 받았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괴물이 한강에서 나타나는 시퀀스다. 한강에 괴물이 빠지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큰 드럼통을 만들어서 실제로 떨어뜨려보기도 하고,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시도를 했다. ▷ 최근 만들어지는 드라마와 영화의 장르적 경향 (Sci-fi, 판타지, 재난, 디스토피아 등)을 보면 점점 더 특수효과가 증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그렇다. 장르물이 증가하면서 특수효과가 필요한 부분이 점점 더 증가하고, 다양해졌다. 따라서 아까 언급했던 특효와 CG 의 경계 같은 것도 점점 복잡해지고 모호해진 것 도 사실이지만 전문화 되었다.
▷ 최근에 했던 작품들 중 가장 힘들었거나 인상적인 작품이 있는지.
넷플릭스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작품이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였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16부작 드라마인데 대부분이 우주씬이다. 1년 넘게 스탭들이 장비를 만들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성해 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종류의 스페이스 드라마는 유영(무중력 상태에서 떠 있는)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는 중이라 어렵지만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 한국의 특수효과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언급했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지.
카 체이싱(차 주적)씬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다. 사실 이런 부분도 한국이 기술적으로 밀린 다기 보다 장면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조건에 있어서 한국은 제약이 많아서 생기는 경우다. 지형도 미국보다 좁고 작은데다가 속도 제한이나 로케이션 자체의 제약이 많아서 한국영화의 카 체이싱 씬이 스케일 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매력적인 분야다. 다만 이 일을 꿈꾸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전공이나 교육과정이 없는 것이 아쉽다. 주로 어떤 전공이 도움이 되는가? 기계공학과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웃음).
기계공학과 전공이라면 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그럼에도 사실 특수효과를 배울 수 있는 전공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무언가 가르쳐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매뉴얼을 갖춘 연극영화과도 없는 실정이다. 한국 특수효과 기술의 수준과는 별개로 대중의 이해가 낮은 것도 사실이기에 이런 부분은 우리 회사에서도 전문인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매뉴얼이나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다. 좋은 체력도 필수다 (웃음). ▷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해서 거의 1000편에 가까운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이 분야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다 이룬 것 아닌가.
절대 그렇지 않다(웃음). 지금도 다양한 것들을 구현해 낼 수는 있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한국영화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장면, 설정, 기술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이다. 특수효과는 더 이상 영화의 리얼리즘을 더하는 보조적인 기술이 아니다. 특수효과는 그 만의 비전과 미학으로 하나의 독보적인 영역이 되었다. 탐 거닝이 언급 했듯, 태초의 영화는 ‘the cinema of attraction (어트랙션 시네마)’ㅡ 즉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시각매체로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120년이 흐른 지금도 어쩌면 영화는 같은 전제를 따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공간과 차원을 넘나드는 이미지, 그 안의 인간들을 관람하는 것 만큼 신나는 일이 있을까. 앞으로 이들의 손에서 만들어질 영화들은 어떤 한계를 넘어 설지 벌써부터 기대 충만하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