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각종 악재로 무너지는가 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곳곳에서 나온다. 지지층 내 '궤멸 우려'가 작용하면서 결집 현상을 보인 데 이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보여준 '아내 사랑'으로 여성 지지율 낙폭을 줄인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여론조사인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이 지난주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모두 반등했다. 약 한 달 만에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갤럽 조사에서는 전주 대비 오차범위 내인 2%포인트 하락을 보였지만, 전주에 이어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밖 우위를 이어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4%포인트 올라 3주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관련 의혹 등 각종 악재로 10%대까지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계기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갤럽조사에는 이날 징역형을 받은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14~15일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약 4%포인트가 오른 것으로 나타나 상승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 상승세에는 내부 결집 효과가 있다. 각각 보수·진보 붕괴라는 걱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갤럽 지지율에서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14%포인트(23%→37%) 올랐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도 6%포인트(34%→40%)로 올랐다. 리얼미터 조사상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7%포인트(67.8%→ 74.6%) 가까이 상승했다.

여성 지지율이 남성 지지율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도 윤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공통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와 거대 야당 수장의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사과는 하면서도 아내 관련 의혹은 방어하면서 여성 지지율이 남성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순진한 면이 있다", "제 처를 악마화시킨 것이 있다" 등 말을 했다. 현재 갤럽과 리얼미터 조사 모두 윤 대통령의 여성 지지율이 남성보다 높다.

이 대표도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부인 김혜경씨를 향해 "귀하게 자라 순하고 착한 당신에게, 고통과 불행만 잔뜩 안겨 준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혜경아 사랑한다"며 안타까움과 사랑을 표현했다. 이 대표의 고백이 영향을 미친 듯, 민주당의 여성 지지율은 전주 대비 5.7%포인트 올라 2%포인트 상승에 그친 남성 지지율 상승세의 3배 가까운 오름세를 기록했다. 오히려 지난 4.10 총선 때 한동훈 대표의 등장으로 여성 팬덤 층을 몰고 오는가 했던 국민의힘 여성 지지율은 최근 갤럽·리얼미터 조사에서 모두 민주당에게 뒤진 모양새다.

한편 리얼미터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와 정당 지지도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각각 3.3%, 3.0%였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2%였다.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