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돗트 김경호 대표
블랙돗트 김경호 대표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용감하게 때려치우고 숙명여대 앞에 카페를 차린 남자. 카페 초창기엔 손님이 들어오는 것이 너무 무서웠고 먼저 오신 손님의 음료를 제조할 때 다른 손님이 가게 문 앞에 보이면 "제발 들어오지 말라"고 속으로 외쳤단다.

처음 하는 자영업이니 고객과 매장 운영에 오죽 무지했을까. 손님에게 친절히 한다고 나름 웃으며 말 걸고 당당하게 카운터로 돌아오면 직원이 "사장님 손님에게 인상은 왜 쓰셨어요?"라고 묻기까지 했다고 한다.

카페를 운영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던 남자였지만 일년에 2일을 쉬고 하루에 잠을 4시간도 간신히 자면서 집중해 빠른 시간에 숙명여대 베스트카페에 선정될 정도로 자리를 잡았고 숙대 상권을 대표하는 카페의 하나로 성장했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너무 긴 대학 방학이 난제였다. 학기 중엔 손님이 넘쳐나고 방학 기간 중엔 매장이 텅텅 비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렇게 늘 제자리 걸음에 한계를 느낀 그는 전 근무 지역이었던 여의도의 어느 건물 뒷편에 6평짜리 테이크아웃 카페를 새롭게 오픈했고 오렌지비앙코로 빅 히트를 쳤다. 이것이 바로, 슈퍼커피다. 매일 밤 가맹점을 내달라고 찾아오는 단골들의 성화에 프랜차이즈를 전개했고 그 역시 소위 말하는 대박을 냈다.

이렇듯 커피로 잘 나가던 남자가 이번엔 고기에 미쳤다. 블랫돗트 김경호 대표 얘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입니다.”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앞뒤 생각 않고 무조건 해내고야 마는 무모한 그는 몇 달을 포털, 유튜브는 물론 외국서적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공부했고 문래동 철공소를 돌아다니며 직접 설계한 바비큐핏을 제작해 6개월 가량 바베큐를 테스트했다. 고기의 퀄리티는 기본이고 온도와 쿠킹 시간에 민감한 바비큐를 세심하게 살피며 반복하고 반복해 마침내 근사한 바베큐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브리스킷의 경우 12시간 내외로 쿠킹해야 하는데 밤새 굽다 깜빡 졸아 태워 먹기도 했고 온도가 맞지 않아 오버쿠킹 되는 경우도 많았다. 오랜 시간 불 옆에 붙어 쿠킹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지만 미국에서 살다 오신 분들도 블랙돗트가 오리지널보다 더 맛있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커피와 고기에 미쳐있는 그는 프리미엄 브런치 카페 ‘블랙돗트’를 기획해 커피는 물론 BBQ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고기리 계곡 깊숙하고 한적한 곳에 오픈했다.

고객은 마치 공연을 관람하듯 바 의자에 앉아 눈 앞에서 펼쳐지는 로스팅 장면을 볼 수 있고, 마치 시골집에 온듯한 기분 좋은 참나무 연기에 온갖 바비큐가 쿠킹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관계자는 “블랙돗트에 가신다면 그가 개발한 세상에 없던 커피 스모크 커피도 함께 즐겨보시라. 고급스러운 훈연향이 발현되는 커피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마치 캠핑 온 것 같고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은 힐링이 시작된다“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