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중간배당을 통해 연말까지 4000억원을 미국 본사로 송금한다. 연간 순이익을 훨씬 웃도는 외국계 은행의 ‘배당 잔치’를 놓고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2700억 벌어 4000억 배당…씨티은행 또 배당잔치 논란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4000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이 은행이 중간배당에 나선 것은 6년 만이다. 은행들은 연초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하는 배당과 별개로 연간 한 차례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 3분기까지 268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1년 소매금융 철수 선언 이후 영업점 인원을 구조조정한 데 따른 비용 절감 덕분에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작년 연간 순이익도 2776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총 1388억원(주당 436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올해는 중간배당금만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을 넘어섰다. 중간배당만으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이 14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50%였다. 국내 금융지주의 평균 배당성향은 30%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간배당을 포함한 올해 한국씨티은행의 배당 총액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규모와 상관없이 전액 미국 본사로 보내진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금융권 안팎에서 국부 유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고용 직원은 소매금융 철수 이후 줄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올 2분기 기준 직원 수(1620명)는 작년 말(1824명) 대비 204명 줄었다.

한국씨티은행은 배당 논란에 대해 “자본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중간배당으로 재무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