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주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금리인하 속도 둔화·대출 규제…건설주 '겹악재'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지수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3.65% 떨어졌다. 빅6 건설사 중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간 11.30% 급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우건설현대건설은 각각 2.83%, 1.02% 떨어졌다.

건설주 약세의 원인은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데 있다. 금리가 내리면 건설 분양이 늘어나 건설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 이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5%로 상승했으며, 최대 연 5%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높은 환율과 미 국채 금리 인상 기조로 국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에 민감한 건설주가 영향을 받은 셈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건설주 하락폭은 더 두드러진다. 6일 이후 이날까지 KRX 건설지수 하락률은 4.01%다. 직전 한 달(10월 4일~11월 6일)간 하락폭(1.25%)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으로 실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1%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후 9개월 만의 첫 하락이다. 여기에 건설사 3분기 실적 부진도 하방 압력을 더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비중이 높은 건설주를 선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규모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주택 수주 잔액이 많은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방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