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만 명을 웃도는 사람이 집을 한 채 이상 산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적극적으로 집을 사들인 반면 30대 이하는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되판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보유 주택이 1년 전보다 한 채 이상 늘어난 사람은 102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2022년 11월(96만2000명)보다 6.7%(6만4000명) 증가했다. 주택 시장이 활황이었던 2020년(140만8000명)과 2021년(139만300명)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2년 만에 100만 명대를 회복했다.

2022년 11월 기준 무주택자에서 지난해 같은 달 유주택자가 된 사람은 7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유주택자에서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30만6000명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주택 소유자 중 무주택자에서 유주택자로 바뀐 비중이 2.0%에서 2.1%로 소폭 상승했다”며 “고금리 속에도 주택을 산 사람이 늘었다”고 했다.

주택 시장 내 세대 간 온도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개인은 1561만8000명으로 1년 전(1530만9000명)보다 30만9000명 늘었다. 60대에서 16만8000명이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고, 50대(8만6000명), 70대(8만5000명), 80세 이상(7만2000명) 등 50대 이상에서 모두 증가했다.

반면 30대 이하 주택 소유자 중 8만3000명이 집을 판 것으로 조사됐다. 40대도 1만9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고금리에 대출 이자를 버티지 못하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20·30대가 집을 내다 판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에선 서울 주택 선호 현상도 재확인됐다. 지난해 서울에 있는 개인 소유 주택(227만2623가구) 가운데 다른 시·도에 거주하는 사람(외지인)이 보유한 주택 비중은 16.6%(45만1789가구)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6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에 집을 소유한 외지인이 거주하는 지역은 경기 고양시(6.6%)와 경기 용인시(5.8%), 경기 성남시(5.7%) 순이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